네이버, 식당 '별점' 없앤다…"악성 리뷰 소상공인에 치명"

AI 기반 '태그 구름' 전환
리뷰어 구독 도입해 취향 공유공간화

강하늘 승인 2021.03.17 14:07 의견 0

네이버가 식당·카페 등 장소 리뷰의 '별점'을 없애고 인공지능(AI) 기반의 '태그 구름'을 도입한다.


네이버는 17일 스마트플레이스 서비스에서 평점 기반의 리뷰 시스템을 폐지하고 방문객들의 리뷰를 바탕으로 하는 해시태그 형식의 통계 정보를 신설한다고 17일 밝혔다. 올 3분기까지 점진적으로 리뷰 체계를 개선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방문객들이 리뷰를 남기면 자주 사용되는 키워드를 AI가 추출해 태그 구름으로 보여준다. 이 기본 틀은 이미 주요 방송 등에서 '오늘의 주요 이슈' 등의 형태로 많이 활용 중이다.

 

▲ '태그 구름' 시안.


현행 별점 시스템은 구글, 숙박정보 앱 등 국내외 대다수 장소 플랫폼이 활용하고 있어 글로벌 표준이 돼 있다.

 

별점 평가가 상식선에서 이뤄지면 소비자는 물론 업주에게도 좋은 정보가 되지만 그동안 경쟁업체 모함이나 부적절한 조작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문제는 자영업자 입장에선 평점과 댓글의 의존도가 워낙 높아 리뷰는 생존의 문제가 된 상황이다.  

 

특히 간편하게 리뷰를 남길 수 있어 일부 고객이 악의적으로 별점을 남기면 업주 입장에선 대책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글을 본 다른 고객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큰 단점으로 꼽혀왔다. 업주들은 억울해도 긁어 부스럼 만들기 싫어 참고 있는 것이 다반사다. 

 

지금도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명백한 별점 테러다" "별점 1점도 아깝다" 등 업주와 손님 간의 갈등을 노리는 악성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 달 전에는 한 공군부대에서 치킨 125만 원어치를 시켰다가 닭에 문제가 있다며 전액 환불한 다음에 또 배달료 1000 원 문제로 '별점 1점' 후기를 남겨서 논란이 된 적도 있었다. 며칠전에는 한 미용실 관리자가 아르바이트 학생을 동원, 자신의 미용실 근처에 개업한 미용실에 대한 좋지 않은 후기를 쓰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용실 사례처럼 명백한 물증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악성 글로 의심은 되지만 악의를 가진 글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사실과 다른 악성 글을 써놓고 경험을 적었을 뿐이라고 말하면 수사도 못 한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최근 한 배달서비스 업체는 자구책을 내놓았었다. 점주가 요청하면 확인 작업을 거친 다음 명예훼손성 리뷰로 확인만 되면 30일 동안 글 게시를 중단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도 조작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이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 2019년 10월 평점 테러 논란이 일었던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평점 현황.

네이버도 이날 '태그 구름' 도입을 발표하면서 "별점 시스템이 특히 지역 중소상공인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짧은 코멘트가 주가 됐던 리뷰도 일종의 소셜미디어(SNS)처럼 취향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네이버는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별점에서 담기 힘들었던 업체의 다양한 장점과 개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별점이 평가의 수단이었다면, 앞으로의 리뷰는 개인의 취향을 기록·공유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는 맛집 취향이 비슷한 리뷰어의 리뷰를 먼저 확인할 수 있게 되고 특정 리뷰어를 구독할 수도 있게 된다. 또 가게에 불만이 있을 때 공개적인 리뷰로 표출하지 않고 사업자에게만 알리는 '사장님에게만 전할 이야기'(가칭) 기능도 도입된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오프라인 중소상공인의 고충 상당수가 글로벌 표준으로 뿌리내린 별점 시스템 환경에서 기인한다"며 "이용자에게 익숙해진 표준을 없애는 것은 도전적인 시도지만, 사업자와 이용자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리뷰 방식을 실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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