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액정 깨져도 스스로 수리한다

KIST, UV 등 자극 감지해 손상 복원 소재 개발
UV 20분 조사 때 95% 이상 균열과 물성 복원

강동훈 승인 2020.11.19 12:23 의견 0

국내 연구진이 스스로 손상을 회복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액정 소재를 개발했다. 손상된 액정 소재에 자외선을 쏘았더니 20분 만에 스스로 회복시켰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9일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정용채 센터장 연구팀이 연세대 한학수 교수 연구팀과 함께 소재에서 발생한 균열이나 손상된 기능을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자가치유 투명 전자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자가 치유 투명 폴리이미드가 손상된 모습(왼쪽)과 스스로 복원된 모습(오른쪽). KIST 제공


투명 폴리이미드(CPI, Colorless Polyimide)는 뛰어난 기계적·전기적·화학적 물성을 갖고 있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도 수십만 번을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아 폴더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의 모바일 제품에 상용화돼 활용되고 있으며 항공우주, 태양전지 등 산업 전반에도 활용되고 있는 소재이다.

 

이처럼 다양한 산업군에 폭 넓게 사용되는 소재여서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균열과 지속적인 전자파에 의한 파괴 등을 해결해 내구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연구진에서는 첨가제를 넣거나 표면에 단단한 보호층을 코팅해 해결하고자 했으나 근원적인 소재의 손상을 막을 수는 없었다.


공동연구팀은 투명 폴리이미드의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균열이나 손상된 기능을 어떠한 환경에서도 쉽고 빠르게 능동적으로 복원할 수 있도록 식물의 일종인 아마 씨에서 추출한 아마인유(Linseed oil)를 활용해 자가치유 투명 폴리이미드를 개발했다.

 

아마인유는 상온(25℃)에서 쉽게 경화되는 특성이 있어 그림을 보존하기 위한 코팅 물질로 많이 사용된다.

 

▲ CPI 필름의 꼬임 테스트
▲ CPI 필름의 말림 테스트
▲ CPI필름의 유연함 테스트
▲ CPI 필름의 접힘 테스트

 

공동연구팀은 아마인유를 담은 마이크로캡슐을 제조한 뒤 마이크로 캡슐을 실리콘과 섞어 투명 폴리이미드 위에 코팅해 보호층을 만들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손상이 생기면 마이크로 캡슐이 터져 아마인유가 흘러나와 손상된 부분으로 이동한 뒤 경화돼 스스로 복원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자가치유 기능은 국소적인 손상에서 국부적인 손상 범위까지 복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자가복원 기능은 부드러운 소재에서만 구현할 수 있었으며 거기에 뜨거운 열을 가해야 복원될 수 있었다. 이와 달리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단단한 소재임에도 자가치유 기능을 갖고 있다. 고온의 열을 가하지 않아도 상온에서도 스스로 복원되며 습도, 자외선에도 반응해 치유 속도가 더 빨라지는 장점을 갖고 있어 최대 20분 이내에 손상의 95% 이상이 복원됐다.


정용채 센터장은 “손상된 고분자 소재의 물성과 수명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가복원 투명 폴리이미드를 제조했고, 유연 디스플레이 및 전자 재료 디바이스 등 소재의 응용 범위를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보다 향상된 물성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구조를 검토하고 응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의 주요 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및 복합소재 분야 국제저널인 ‘Composite Part B: Engineering’(JCR 분야 상위 1.67%)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Interfacial Adhesion and Self-Healing Kinetics of Multi-Stimuli Responsive Colorless Polymer Bilayer Structure이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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