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땅 투기 확산] 주민이 뒤졌다 "LH 30명, 용인반도체 투기 의혹"

강동훈 승인 2021.03.19 13:48 | 최종 수정 2021.12.22 14:45 의견 0

SK 반도체클러스터가 조성되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이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부지에 사는 주민들은 이 같은 주장을 하며 경찰 수사를 촉구했다.

해당 사업부지 주민들로 구성된 원삼주민통합대책위원회는 18일 오후 용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지와 관련한 토지 거래 내용을 자체조사한 결과 약 30건이 LH 직원의 거래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최근 한 달 간 지난 2017~2019년 반도체클러스터 사업부지인 원삼면 일대 토지 거래명세 600건을 조사했다. 공고 후 땅 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큰 토지 수용지 경계선에서 반경 1㎞ 안의 땅들이 대상이었다.

대책위 측은 "등기부 등본과 LH 직원, 용인시청 공무원 등 투기 의심자 이름을 하나하나 대조해가면서 사례를 추려냈다"면서 "투기 정황 200건 가운데 LH 직원으로 의심되는 거래는 30건, 용인시청 공무원이나 사업시행사 측 직원으로 의심되는 거래는 20건"이라고 밝혔다.

투기 의심 사례인 30건 가운데 20건은 주민공람일(2019년 3월 29일) 일주일 전에서 한 달 사이에 거래가 이뤄졌다고 한다. 한 필지에 116명이 공동으로 올라온 사례도 있다고 한다.

대책위는 자체 조사에 나선 이유에 대해 “개발 사업으로 인한 피수용민 단체 입장에서 지자체 조사를 믿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용인시는 LH 직원들의 광명·시흥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9일부터 시청 공무원 4361명과 용인도시공사 직원 456명이 반도체클러스터 등 관내 사업지구의 토지 등을 소유하는지를 조사해왔다. 18일 투기 의심 정황이 있는 3명을 찾았다며 이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이 같은 용인시 발표를 놓고 ▲ 반도체클러스터의 설계와 감리를 맡은 업체, SK 측 담당 직원 등 수사 대상을 일반기업 시행사로 확대할 것 ▲ 투기 정황이 있는 사업이니만큼 수사 동안 모든 행정 절차를 중단할 것 ▲ 용인시 자체 조사 대신 수사기관이 수사할 것 등을 촉구했다.

용인시의 자체 조사를 신뢰할 수 없고, 조사범위와 방법을 바꾸면 훨씬 더 많은 투기 의심 사례가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박지영 원삼주민통합대책위장은 “등기부 등본과 동문 명단 조사 등의 방법을 동원했지만, 우리는 민간인이어서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며 “확실한 증거는 아니므로 수사기관이 수사를 통해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처인구 원삼면 일대(416만㎡)에 1조 7903억 원을 들여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만드는 사업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이며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한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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