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자영업자들 "흘린 눈물, 비보다 많아"
국회 앞 10여명 "현행 거리두기, 자영업자 희생 강요"
강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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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1 17:54 | 최종 수정 2021.12.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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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렇게 많이 내리는 비도 자영업자들이 흘린 눈물보다는 적을 겁니다"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거센 비가 쏟아진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10여명의 자영업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거리두기 재연장과 영업시간 단축 등 고강도 방역이 자영업자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항의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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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전까지도 손님으로 붐볐던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인근 고깃집이 텅 비었다. |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은 이날 정오부터 검은색 복장을 한 채 국회 근처를 말없이 걸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1인 시위 외에 집회·시위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1천여명, 500여명 등의 회원 둔 자영업자들의 카톡 채팅방이 있지만 이날 큰비가 온 탓에 현장에는 거의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채팅방에서는 "다음에는 가게 문을 닫고라도 꼭 참석하겠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거리시위에 처음 참여했다는 서울 동작구의 호프집 주인 신모(39)씨는 "오후 9시로 영업시간을 제한하면 손님들이 주로 2·3차로 찾는 우리 가게는 사실상 손님이 끊긴다"며 "코로나 전보다 매출은 10분의 1 수준이고, 2년간 2억원 가까이 대출을 받은 상황에 재난지원금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참여자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행사 시작 직후 국회 정문으로 이어진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를 폐쇄하고 건너편 1번 출구 인근에서는 행인의 신원을 확인하며 행사 참가자들이 국회 방향으로 진출하는 것을 막았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승현(41) 씨는 "우리가 화염병을 던지려는 것도 아니고 잠깐 걷기 운동을 하는 건데 경찰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무조건 시간과 인원을 제한하는 방역이 정답은 아니다"며 정부에 다른 대책을 요구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내달 5일까지 2주 더 연장하고 23일부터 4단계 지역의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을 밤 10시에서 밤 9시까지로 1시간 단축하기로 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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