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만원 동전꾸러미'…환경미화원 생각은 달랐다

정기홍 승인 2021.07.02 14:40 | 최종 수정 2021.12.22 20:00 의견 0

환경미화원이 길거리 청소를 하다가 꾸준히 주워 모아둔 동전들을 꾸러미에 담아 기부를 했다. 많지 않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약 21만원의 돈이다.

지난달 30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송포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실에 송포동 일대에서 거리청소를 하는 환경미화원 이은경(50대·남) 씨가 동전꾸러미를 들고서 찾아왔다. 꾸러미에는 10원짜리를 비롯한 500원짜리 등 동전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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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신용카드나 간편결제를 주로 사용해 현금을 쓰지 않는다. 따라서 길에 떨어져 있는 지폐나 동전을 보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20여만원어치의 동전을 모았다는 것은 꽤 많은 양이고, 이 작은 정성이 각박해져가는 우리사회에 던지는 의미도 각별해 보인다.

이 동전은 이 씨가 10년 간 송포동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며 환경미화 작업 중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모은 것이다. 어찌보면 20만원이란 게 하잘것없어 보이는 액수이지만 이 씨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는 이 자그마한 돈도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마음의 결정을 하자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었다. 당장 꾸러미를 들고 평소에 알고 있던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찾았다.

뜻밖의 정성이 가득 담긴 동전꾸러미를 받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이를 관내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을 위해 사용하는데 쓰기로 하고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이런 작은 돈들이 모여 연말 쯤에는 수백억원의 거금으로 바뀐다.

송포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진기철 위원장은 “남들이 깨어있지 않은 새벽에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환경미화원들은 주민들의 깨끗한 출근길 환경을 위해 힘쓰는 분들"이라며 "좋은 일은 더 빨리 전염이 된다는 말처럼,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작은 동전꾸러미 기부를 보고서 남을 도우면 우리사회가 한층 더 밝아진다는 것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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