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재건축 단지들 기대감에 폭등

서울 조합설립 인가 앞둔 3구역 급등
상계·목동 등 재건축 단지도 선거 직전가
부산은 7억 아파트 단숨에 17억으로 급등

강하늘 승인 2021.04.13 17:03 | 최종 수정 2022.01.04 21:06 의견 0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신임 서울·부산 시장이 묶여있던 재건축과 재개발을 풀겠다고 밝히자 해당 지역 아파트들의 가격 폭등세가 가파르다.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자칫 재건축발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 서울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면적 160.29㎡는 지난 5일 54억 3000만원(8층)에 팔렸다. 같은 면적이 지난해 12월 7일 42억 5000만원(4층)에 매매된 것과 비교해 약 4개월 새 무려 11억 8000만원이 뛴 신고가다.



이 단지가 속한 압구정3구역(현대1∼7, 10·13·14차·대림빌라트)은 조합 설립 인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를 조합 설립 인가 이후에 매수하면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다. 집주인이 10년 보유, 5년 거주 이상이고 1주택자인 조합원 매물에만 새 소유주에게 입주권이 승계되는데 이를 충족하는 가구는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조합 설립 인가 직전인 최근 가격 급등세가 지속하고 있다.

앞서 같은 구역에 있는 현대7차 전용 245.2㎡는 지난 5일 80억원(11층)에 팔렸다. 지난해 10월 67억원(9층)과 비교해 13억원이나 가격이 뛰면서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조합 설립 인가 직전까지 가격이 뛰던 압구정2구역(신현대 9·11·12차)은 이날 강남구청으로부터 조합 설립이 인가됐다.

이로써 압구정동 재건축 추진 단지 중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곳은 4구역(현대8차, 한양 3·4·6차)과 5구역(한양 1·2차)에 이어 3곳으로 늘었다. 3구역은 이번 주에 조합 인가가 나올 예정이며 1구역은 다음달 조합 창립총회를 열 계획이다.

압구정동 아파트 재건축은 오랜 기간 정체했다가 지난해 정부의 6·17대책이 사업 추진 속도와 가격 상승에 불을 당겼다. 당시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하지 못한 재건축 단지에 대해 집주인이 2년을 실거주해야 조합원 입주권을 준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압구정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서둘러 조합 설립에 나섰다.

이들 단지는 조합 설립 이후에도 재건축 사업 추진이 훈풍을 탈 가능성이 크다. 오세훈 시장이 당선 이전부터 재건축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울의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탔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 전용 79.07㎡는 지난달 15일 12억 4000만원(13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종전 최고가인 지난해 9월 10억 4500만원(4층)보다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3단지 전용 64.98㎡는 지난달 11일 16억1000만원(2층)에 손바뀜하면서 종전 최고가였던 전달 15일 15억 9500만원(15층)보다 1500만원 상승했다.

오 시장은 전날 주택·도시계획 분야 업무보고에서 신속한 주택공급 방안과 함께 주요 재건축 단지의 집값 상승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 부산

13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오래지 않아 재건축을 할 가능성이 있는 해운대구 우동 경남마리나아파트 전용면적 84.93㎡는 지난달 18일 17억원(7층)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거래가 7억 6500만원보다 무려 9억 4400만원이나 급등한 수준이다. 아 아파트는 중국인이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억원 신고가 매물은 해변에 가까운 2개 동 중 하나로 매물 자체가 거의 없다.

이는 두배 가량 큰 164.63㎡(13층)의 직전 거래가(지난해 7월)인 12억 5000만원보다도 4억 5000만원이나 비싸다. 이 아파트는 지난 2월 20억원에 거래되며 7억 5000만원이나 크게 뛰었다.

1996년 준공한 경남마리나아파트는 최고 15층, 8개 동 624가구 규모다. 아직 준공 연한 30년까지는 한참 남았다. 하지만 재건축을 하면 교통, 학군 등 입지가 우수하고 바다 조망이 가능해 시장의 기대치가 높다.

부동산업계는 박형준 부산시장 취임 후 주요 재건축 단지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시장은 선거기간에 재건축·재개발 기간 단축, 10만가구 구축 아파트 리모델링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지역의 재건축 대장으로 꼽히는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전용 84.83㎡는 지난 2월 15억 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 평균 거래가격 8억 6000여만원보다 7억원 이상 올랐다. 삼익비치 재건축 조합은 지난 11일 총회를 열고 5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바다 조망이 가능한 재건축 단지는 매물이 부족해 부르는 게 값”이라며 “선거 이후 재건축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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