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간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강하늘 승인 2021.03.23 11:59 | 최종 수정 2021.12.24 22:41 의견 0

옛날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들은 나물무침, 조림, 국, 죽 등 모든 음식의 간을 간장으로 맞췄다. 요즘말로는 조미료다. 지금은 많은 가정에서 소금으로 간을 한다. 간장은 말 뜻대로 '간'을 하는 데 쓰는 장이다.

콩을 발효시켜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맛을 내는 간장은 같은 짠맛의 소금과 비할 바가 아닌 풍미를 지닌다. 장 담그는 문화는 각 가정의 독창성이 가미돼 집집마다 특색 있는 맛을 이었다.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우리 고유의 장을 잃고 장독대도 하나 둘 사라졌다. 그 자리를 염산으로 콩찌꺼기를 녹여 만든 공장제 장류 제품이 메웠다. 단맛이 많이 가미된 왜색 간장이 차지했다.

전통 간장이 없으니 전통 된장도 보기 힘들어졌다. 시판되는 공장제 된장은 대개 콩메주를 으깨는 대신 탈지대두 등을 띄우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일본의 '미소'에 가까운 맛을 낸다. '장 담그기'는 국가무형문화재(제137호)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별도의 전승자나 전승단체가 없다. 국민 모두가 장 담그기 '무형문화재 전승자'라는 뜻이다.

전통 간장을 담그는 방법을 알아보자.

전통 간장을 담그기는 보통 음력 10월 말 시작한다.

콩을 가마솥에 삶는 방식은 두 가지다. 물에 불려서 삶는 방식과 씻은 콩을 바로 삶는 방식이다.

바로 삶는 법은 불리지 않는 대신 6~8시간 더 오래 삶다보면 콩이 붉은 색을 띠고 눌러보면 부드럽게 으깨진다. 으깨진 콩을 절구에 놓고 찧어 틀에 넣으면 메주밥이 된다.

메주밥이 나오면 한 달 이상 말린다. 12월 10일쯤 되면 다 마른 메주밥을 방(또는 황토방)으로 옮겨 3~4주 동안 불을 떼 발효시킨다. 이를 메주를 띄운다고 한다. 메주를 띄운 뒤 1월 10일 무렵 다시 밖으로 꺼내고, 이 상태로 한 달을 둔다.

장은 정월대보름을 지나 2월 중하순 사이에 담근다. 날이 정해지면 3~5일 전 메주를 물에 씻고 담그기 전날 물에 소금을 풀어 놓는다. 장 담그는 날엔 물이 빠진 메주를 항아리에 넣고 풀어놓은 소금물을 항아리에 붓는다. 이때 숯, 고추, 대추 등도 넣는다. 숯은 불순물을 빨아들이고 고추는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항아리에 메주와 소금물이 가득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메주가 소금물을 먹어 줄어든다. 이때 소금물을 다시 채운다. 40~50일이 지난 뒤 발효된 메주를 꺼낸다. 이 메주를 손으로 비비면 된장이 되고, 남은 물을 한번 끓여 두 번 거르면 간장이 된다. 이때 끓이지 않고 숙성시키는 방법도 있다.

4월 중하순 이렇게 간장과 된장을 분리하는 걸 '장 가르기'라고 한다. 이후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을 보내고 그해 나온 간장은 청장, 혹은 햇장이라고 한다.

청장이 나오기까지 최소 10개월이 걸리고 더 숙성이 되면 더 깊은 맛을 낸다. 2년 이상 숙성된 간장도 많이 나와 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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