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김어준-용산 이준석…'5인 모임' 엇갈린 과태료

김어준은 과태료 피하고, 장경태·이준석엔 10만원씩
서울시 "자치구가 결정", 마포구 처분 직권취소 진정

강동훈 승인 2021.03.20 00:16 | 최종 수정 2021.12.14 13:05 의견 0

코로나 거리두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 위반을 놓고 서울 마포구와 용산구가 엇갈린 처분을 내놓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마포구는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5인 이상 모임을 한 방송인 김어준씨 등 7명에게 전날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마포구는 지난 1월 19일 상암동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김씨를 포함해 '김어준의 뉴스공장' 제작 관계자 7명이 모임을 해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다음 날 현장조사를 벌여 이를 확인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3일 이 모임이 행정명령 위반이며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해석을 내리고 마포구에 서면 통보했으나 마포구는 결정을 미루다가 18일에야 과태료 부과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발생 58일 만이다.


마포구의 이 같은 조치는 행정명령을 내린 서울시의 해석뿐만 아니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밝힌 기준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용산구는 지난 2일 저녁 한 식당에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등 5명이 모임을 한 데 대해 1인당 10만원씩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모임은 애초 5인 이상이 아니었으나, 장 의원이 인사차 합석하면서 5인 이상이 돼 행정명령 위반으로 간주됐다. 장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 등 당사자들은 지난 8일 방역수칙 위반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했다.


서울시의 대처도 미온적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가 김씨 등에게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통보에도 마포구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자치구가 결정할 사항'이라는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브리핑에서 "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과 Q&A를 참고해 마포구 질의서에 대한 의견을 회신했다"며 "처분권자인 마포구가 시의 의견과 현장조사를 종합 판단해 처분을 결정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시의 판단과 어긋나지만 처분권자인 마포구가 결정한 사항이어서 시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는 취지다.


하지만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모임이 방송 제작·송출을 위한 활동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의 예외라는 게 마포구 주장이지만 촬영이나 생방송을 한 것도 아니고 회사가 아닌 커피전문점에서 모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가 마포구의 과태료 미부과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해야 한다는 진정도 제기됐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 대표인 권민식씨는 19일 "서울시의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해석과 달리 과태료 미부과 처분을 한 유동균 마포구청장의 행정행위(처분)에 대해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직권취소를 해달라"는 진정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일부 네티즌은 "이제 마포구청은 관내에서 몇명이 모이든 과태료 처분 못하게 됐네. 앞으로는 5인 이상 모일 일 있으면 다들 마포구로 가자" "백기완·박원순 사망때는 수백, 수천명 모이는 건 괜찮고 반정부 집회는 드라이브스루 차량 9대만 모여도 안되고" "군사 독재가 판치던 시절도 이렇게 꼴리는대로 하진 않았다" 등의 거친 비판을 내놓았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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