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중 '깜깜이' 30% 넘었다

방역당국 "구로 아파트 집단감염 환기구 전파 가능성 높지않다"

정기홍 승인 2020.08.27 16:24 | 최종 수정 2021.12.30 15:10 의견 0

27일 하루에 확인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30%가 ‘깜깜이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7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감염경로를 알 수 없어 ‘조사 중’인 환자가 10명당 3명 이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441명 중 30%가 넘는 이들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라는 말이다. 이는 최근 2주 동안의 신규 확진자 중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이들의 비율인 19.4%보다 크게 높다. 이달 초까지는 한 자릿수인 5.9∼9.4%에 머물렀다.

권 부본부장은 “환자 발생 지역이 수도권 외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고, 실제 확산세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이제는 코로나19 환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권 부본부장은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 “환기구를 통한 전파 가능성을 그렇게 높게 보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증상 발현이 더 빠른 환자가 같은 아파트 내에서 더 높은 층수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환기구뿐 아니라 승강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열어두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 부본부장은 “승강기 내 전파 가능성에 유의해 승강기에서도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로구에 따르면 26일 오후 7시 기준 구로1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1988년에 지어진 13층의 이 아파트는 복도식 구조인데 5개 층에서 층별로 1가구씩 5가구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개 층에 모두 20여 가구가 있는데, 층 아래위 같은 라인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서로 다른 가구에 사는 확진자간 밀접 접촉 정황은 없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도 같은 동 5가구의 9명이 집단 확진됐는데 방역당국은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환기구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사례는 아직 국내에서 확인된 바 없고, 해외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여러번 보고됐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때 홍콩의 아모이가든 아파트에서 감염자가 용변을 보고 물을 내린 뒤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배수구 등으로 퍼지면서 321명에게 감염됐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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