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英 백신 내년 2~3월 들여온다" 그러나 계약서엔 날짜가 없다
강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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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9 15:05 | 최종 수정 2022.01.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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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18일 코로나19 백신 확보 현황 브리핑에서 “내년 2~3월 중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부터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양자 간에 맺은 계약에는 도입 시기가 명확하게 담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다른 국가에서는 백신을 확보하고 접종을 한다고 하니 내용을 왜곡한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지난달 27일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선구매에 필요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1000만 명분이다.
이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달 8일 백신 도입 계획 브리핑을 급히 열고 “선구매한 백신은 늦어도 3월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논란이 그치지 않자 복지부는 2~3월 도입 계획임을 재차 밝혔다. 브리핑 시점도 묘하게 외국에서 백신 판매 승인이나 첫 접종 발표가 있는 날을 잡고,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브리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계약서에는 도입 시기가 빠져 있다. 양자 간의 대화 내용을 근거로 도입 시기를 국민에게 말했다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내년 2~3월부터 도입한다는 내용은 양자회의 후 아스트라제네카 측에서 회의록 등으로 확인해준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화이자·모더나 백신보다 가격이 싸고 보관(회이자는 -70도)이 냉장 수준에서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발 과정에서 중증 부작용(척수염)이 발생했고 최근 3상 임상에서는 투약 용량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등의 문제가 발견되면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비판 논평을 냈다. 윤희석 대변인은 19일 “‘내년 2~3월경 공급할 수 있다’는 백신 회사 경영진의 구두 약속만 믿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가”라며 “(그동안 해외 제약사 생산 백신의) 안전성 운운하며 여유를 부렸던 안일함의 결과”라고 비꼬았다.
정부는 화이자와 얀센은 이달에, 모더나는 내년 1월 도입 체결을 목표로 잡았지만 이것도 날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화이자는 1000만명분, 모더나 1000만명분, 얀센 400만명분이다. 정부는 '구매 약관'이나 '공급 확인서'를 체결해 계약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미 제약사인 화이자는 이미 미국에서 지난 14일(이하 현지 시간) 접종을 시작했다. 미 제약사 모더나 백신도 18일 미 FDA로부터 백신 긴급 사용을 승인받았다.
복지부는 18일 백신 관련 브리핑에서 “국가 간 백신 확보 경쟁, 공급 시기에 따른 국가 간 형평성 등의 사유로 기업들이 비공개를 요청했다”며 “구체적인 공급 시기·일정은 공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구 한 주민은 "정부가 그동안 K방역을 너무 자랑해 여기에 함몰돼 있는 것 아니냐"며 "이미 K방역에 생채기가 났는데 미련을 두기보다 국민들에게 현재 진행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멀지않은 언젠가 구매는 하겠지만 백신 공급업체에 끌려다니며 돈을 더 주고 사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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