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D 강남 직결 무산에 김포·검단서 거센 반발

차량 행진 시위·매달 여론조사 등 대선 연계 반대투쟁 예고
"GTX-B 연계해도 통근열차 역할 못 하고 추진 안 될 수도 있어"

강동훈 승인 2021.06.29 20:01 | 최종 수정 2022.01.15 18:46 의견 0

국토교통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을 서울 강남과 직접 연결하는 대신 GTX-B 노선과의 연계를 검토하겠다는 절충안을 내놓자 인천 검단과 경기 김포 등 수도권 서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토부가 29일 최종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GTX-D 노선은 기존 초안대로 김포 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까지 건설된다.

대신 송도에서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B 노선 사업자와 협의해 해당 노선을 GTX-D 열차가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GTX-B 선로를 함께 쓸 경우 장기에서 여의도까지는 24분, 장기에서 용산까지는 28분이 걸릴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했다.

그동안 격하게 요구해온 강남 직결 노선이 반영되지 않자 이들 지역 주민들은 즉각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를 양 기점으로 부천종합운동장, 강남을 거쳐 경기 하남시청까지 이어지는 노선을 주장해왔다.

김학엽 인천서구단체연합회 위원장은 "서구는 수도권매립지를 포함한 각종 환경유해시설로 인해 지난 30년간 고통받아왔는데 교통 정책에서마저 배제되며 주민들은 소외감과 허탈감에 빠져있다"고 호소했다.

김용식 서구발전협의회장 역시 "인천시가 건의한 인천국제공항발 Y자 노선은 GTX-D 노선에서 고려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며 "주민들의 분노와 실망감은 현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직결을 요구하며 촛불 집회를 이어온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는 국토부 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이번 주말 차량 행진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관계자는 "GTX-B 노선을 연계하더라도 열차 배차 간격 때문에 수도권 통근 열차의 역할을 할 수 없고 밀집도와 혼잡도도 가중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GTX-B 사업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연계 자체도 무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지하철 5·9호선을 연장해주겠다는 등의 공약 남발에 주민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며 "국토부의 반쪽짜리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GTX-D 강남 직결 없이는 내년 대선도 없다는 것을 전제로 반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을 '추가 검토 사업'으로 반영, 지자체 간 합의와 타당성 분석을 거쳐 추진하겠다는 국토부 계획에도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검단신도시 스마트시티 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주민들이 요구하는 강남·하남 직결을 무시하고 GTX-B 노선에 연결하는 어처구니없는 계획"이라며 "서울5호선 연장 사업에 달린 지자체 간 협의라는 단서는 또다른 지역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이는 제2기 마지막 신도시로써 서울 과밀화를 막을 수 있는 검단신도시의 역할을 깡그리 무시한 처사"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인천공항과 김포발 Y자 노선을 건의해온 인천시는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정부와 논의를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GTX-D 노선이 GTX-B 노선과 연계된 것은 환영하지만 Y자 노선이 관철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며 "추후 Y자 노선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선, 서울5호선 검단 연장선 추진에 대해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GTX-D 노선의 강남 직결과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촉구한 여당 의원들도 공동 입장문을 내 서부권 교통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인천 서구을)·김주영(경기 김포갑)·박상혁(경기 김포을) 의원은 "미완의 결과물이지만 서울 도심 직결과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을 되살려냈다"며 "김포·검단 시민들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서울 도심 직결 노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기 착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또 "서울지하철 5호선의 김포·검단 연장을 위해 서울시, 인천시, 김포시 등 지자체들이 빠르게 합의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수도권 서부 지역의 교통난을 개선하기 위해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과 공항철도 급행화를 비롯한 철도 노선 연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 노선을 포함한 철도 외에도 도로와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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