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50억 살포설’…성남시의회가 떨고 있다

전 시의원 30여명 중 7~8명 이름 거론돼

정기홍기자 승인 2021.10.12 19:31 | 최종 수정 2021.12.19 19:31 의견 0

화천대유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전·현직 성남시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뿌렸다는 '30억+20억 살포설’이 나돌자 성남시의회가 술렁이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친분설이 나도는 시의원들은 김씨와 ‘선긋기’에 나섰다. 종적을 감춘 이도 있다.

제8대 후반기 성남시 의원들.

대장동 개발사업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했다는 녹취록에는 ‘성남시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원이 전달됐고, 실탄은 350억원’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녹취록의 진위와 관계없이 김 씨와 성남시의원들 사이 ‘창구 역할’을 한 인물이 누구인지, 금품 로비 받은 전·현직 시의원은 어떤 사람들인지를 놓고 시의회는 물론 성남시가 술렁인다.

많은 성남시의원들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는 2012년을 전후해 성남시의회 의원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학 선후배인 A 시의원을 통해 시의회도 드나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들은 “주로 당시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을 개별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골프와 술대접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 주변에서는 제6대 성남시의회(2010~2014년)에서 행정기획위원회나 도시건설위원회를 거쳐 간 시의원 일부가 금품 로비를 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행정기획위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모태인 성남시설관리공단을 관할하는 상임위다.

이들 상임위는 각각 6~8명의 시의원이 소속돼 있었다.

관련 상임위 등을 거친 이들은 김씨와 특수관계가 아니라며 손사래친다.

한 전직 시의원은 “2012년 성남시내 한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A 의원한테서 화천대유 대주주라는 김씨를 소개받아 인사를 나눈 적이 있지만 그 후로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시의원도 “2012년에 A 의원의 대학 후배라고 밝힌 김씨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김씨는 법조계 인맥을 자랑하며 ‘혹시라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나한테 부탁하면 잘 처리해 드리겠다’라는 말도 했다”며 “당시 김씨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 이후론 만날 일도, 만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6대 후반기 성남시의회 의장을 지낸 뒤 최근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은 아예 종적을 감췄다. 그는 최근까지 김씨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는 말이 돌았지만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최 전 의장은 2010년 대장동 민간개발을 추진하던 이 모씨으로부터 현금 1억원을 받았다 돌려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A 시의원은 “같은 대학 후배로 알고 지낸 사이지만 다른 의원들에게 소개한 적은 없다. 대학 다닐 때 옆 써클(동아리) 후배 정도로 알고 있다”며 “(김씨는) 대학 후배이자 기자로만 알고 있고, 대장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게 된 건 언론을 통해서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공사 사장 직무대행)과의 친분설이 도는 시의원 3~4명도 가시방석이다.

한 시의원은 “유 전 본부장이 골프를 좋아해 여러 시의원과 함께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의원 30여명 가운데 적게는 7명, 많게는 10명까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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