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길모회계사의 ‘돈’과 ‘부(富)’에 대한 소고(小考)

문길모 칼럼니스트 | gilmo111@naver.com | 입력 2018-03-05 09: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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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뉴스를 들어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돈 때문에 고통을 겪거나 사건에 휘말리는 사건들을 보게 됩니다.
전직 대통령들이 뇌물공여혐의로 기소되거나 될 위험에 처해 있고, 또 어떤 기업은 온 나라가 떠들썩한 최 순실 사건과 관련하여 몇 백억을 정부가 주도하는 재단법인에 후원하고 이 로 인하여 총수가 경찰에 불려나가는 고통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소위 “떡 주고 뺨맞는 꼴”이지요. 그런가 하면 1조원의 장학기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자기 재산의 95%를 장학사업에 쏟아 부어 사회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는 이 종환 관정재단 명예이사장 같은 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해외 출장을 다닐 때는 짐을 드는 수행직원도 없이 이코노미석을 타고 다닌다고 합니다. 또한 2014년 2월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 70만 원, 그리고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송파구 세 모녀와 같은 가슴 아픈 사건도 있습니다. 이 모두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사건들입니다.
 

▲ photo _pixabay

 
문길모의 알기쉬운 경영&회계
 
‘돈’과 ‘부(富)’에 대한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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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돈이란 무엇일까요?” 
부(富)란 무엇인가?
  
예로부터 ‘많은 재물’을 의미하는 ‘부(富)’는 ‘수(壽)’,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및 ‘고종명(考終命)’과 더불어 다섯 가지 복((五福)의 하나로 들고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추구하는 삶의 주요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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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러한 ‘부’는 어떻게 이룰 것인가?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부를 많이 쌓아 부자가 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거리를 헤매며 열심히 일해 돈을 벌려고 애쓰고, 어떤 이는 컴퓨터 앞에 앉아 증권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살펴보며 돈 벌수 있는 찬스를 찾기 위해 두 눈을 비비며 애쓰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는 너나 할 것 없이 ‘부’의 의미를 생각하기도 전에 먼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보니 “돈 = 부”, “돈이 많은 자 = 부자 ”의 등식이 성립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돈 즉, ‘물질적인 부’만이 부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캐서린 폰더(Catherine Ponder)도 그녀가 쓴 “부의 법칙(The Dynamic Laws of Properity)”에서 “부자란 표현은 물질적인 풍족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충분한 만족을 누리는 삶을 뜻한다.”라고 이야기 하며 ‘부’의 개념에 정신적인 면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물질적인 부는 있는데 정신적으로 풍요롭지 못하거나 정신적으로는 풍요로우나 물질적인 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부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천억 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마음이 항상 부를 이루기 전 가난한 시절의 고생했던 상태의 마음에 머물러 있다면 그의 재산은 ‘부’라기 보다는 은행예금의 경우에는 통장에 표시된 숫자에 불과할 뿐이고, 부동산의 경우에는 그냥 단순한 건축물이나 토지라는 물질에 불과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의 ‘부’는 물질적인 부를 이루는 것 못지않게 이를 정신적인 부로 풀어낼 때 부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는 워렌 버핏이 주장한 성공의 완성을 ‘나눔’으로 보는 견해와 일맥상통(一脈相通)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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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는 수많은 눈물과 땀, 기쁨과 애환(哀歡), 즐거움과 고통이 묻어있다

내가 한국은행에 근무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은행 본점 지하에는 대형 금고가 여러 개 있었습니다. 그 금고에는 시중은행에서 회수한 돈들을 마대에 넣어 차곡차곡 쌓아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러한 돈들에 대하여 마치 상품에 대하여 연말에 재고조사 하는 것처럼 실제 돈의 재고수량을 확인하는 시재검사(時在檢査)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그 때 시재검사 하는 직원들은 헌 돈을 보관하는 창고에 들어가서 시재검사 하는 것을 제일 꺼려했습니다. 그 이유는 헌 돈 창고에 들어가면 헌 돈에서 풍기는 역겨운 냄새로 가득 차 있어 숨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선망 속에 사랑을 받으며 태어난 새 돈은 세상을 흘러 다니는 동안 갓 인쇄될 때 가졌던 깨끗함과 신선한 인쇄냄새는 사라지고, 세상을 일주하며 온갖 냄새를 몸에 묻힌 채 지저분하고 처참한 몰골로 폐기처분을 당하기 위해 다시 한국은행에 돌아와 헌 돈 창고에 보관됩니다. 나는 이러한 냄새나는 돈을 보면서 “돈이란 무엇인가?”하고 생각에 젖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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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 돈을 벌고 쓰고 때로는 잃어버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람들의 눈물과 땀, 기쁨과 애환 그리고 즐거움과 고통들이 돈에 담겨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온갖 세상 냄새가 하모니가 되어 나에게 역겨운 냄새로 마치 그간의 애환을 하소연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이러한 관점에서 돈을 바라볼 때 돈을 번 사람들은 그 돈을 번 사실에 대해 기뻐하기에 앞서 한 번쯤은 ‘내가 번 이 돈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의 업(業)이 묻어있을까?’하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돈을 번 사람에게는 기분 좋은 일이겠지만, 반대로 이 돈을 벌 기회를 놓쳤거나 빼앗긴 다른 이들에게는 한스럽고 고통스런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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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의 ‘고시레’ 정신

LG경제 연구원이 2015년 1월 13일자로 다음과 같이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미국 등 5개국 20대의 가치관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한국의 20대는 ‘열심히 일하면 생활이 나아진다.’는 물음에 43.0%만이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54.3%), 미국(46.3%)보다 낮고 독일(39.6%), 일본(24.8%)보다는 높은 수치이다. 또한 한국 20대의 대다수는 ‘부유해지는 것은 다른 사람의 희생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부는 모든 사람에게 충분할 만큼 증대 된다’와 ‘다른 사람을 희생해서만 부유해질 수 있다’는 항목(택일) 중 다른 사람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이가 77.9%였다.”(출처 : 매일경제, 2015.1.14)

이는 이 나라의 젊은이 대다수가 부자의 부(富)는 타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 또는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부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부에 대한 이러한 사회적 인식을 마음 깊이 새겨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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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게 열심히 노력하여 남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고 돈을 벌기도 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돈을 버는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불특정 다수인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억울함과 슬픔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정확히 말하면 그 돈 때문에 피해를 보거나 억울한 사람을 찾아 되돌려 주는 것이 도리이겠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모른 척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점을 생각한다면 돈을 번 사람은 그 돈 때문에 마음아파하는 알 수 없는 사람을 위로하는 차원에서라도 어떠한 방식으로든 일정부분을 사회에 기부하거나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가 어린 시절 어른들이 들에서 일하고 새참을 먹을 때는 본인들이 먹기 전에 먼저 음식을 조금 떼어 주변에 던지며 “고시레!‘ 하고 소리친 후 먹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또한 가을 추수가 끝난 후 벼이삭을 남겨서 가난한 사람들의 양식을 삼게 하거나 다람쥐의 겨울 양식을 위해 길에 떨어진 도토리를 줍지 않고, 까치나 날짐승을 위해서 과일나무에 과일을 몇 개 남겨둡니다.이 모두 음식을 준 조상과 신령들에게 감사드리고 땅에 있는 미물들에게 소중한 음식을 먼저 나누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의 표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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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나는 먹이를 찾기 어려워 고생하는 산비둘기나 참새들을 위해 모이를 담아 창가에 놓아둡니다. 새들이 모이를 먹는 귀여운 모습을 보는 즐거움을 느끼지도 하지만, 이들로부터 욕심 많은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고 흐뭇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새들은 모이가 많이 있어도 결코 과식하지 않고 자기가 먹을 만큼만 먹고 자리를 떠나 다른 새들에게 자리를 비켜주곤 합니다.

돈 때문에 온 나라에 악취가 풍겨 코를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르는 요즈음 새들조차도 알고 있는 이러한 나눔의 정신과 지혜를 한 번 음미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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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길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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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회계법인 원 대표 & 경영컨설팅 B&P 대표

    경력
    - 중부지방국세청 과세심사위원
    - 서초구청 지방세 심의위원
    - 용인세무서 납세자보호위원
    - 한국가스공사, 기업은행 및 한화그룹의 회계 및 세무고문
    - 서울농수산식품공사, 평화방송 회계 및 세무고문
    - 영진약품공업(주)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사외이사
    - KBS 및 평화방송 방송상담위원 역임
    - 중소기업옴부즈만 자문위원

    강연
    - 고려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및 이화여대 회계 및 세법 강의

    저서
    - ‘양도소득세실무’, ‘법인의 세무회계’, ‘경리실무’, ‘기초회계실무’ 등
    약 40여권의 회계와 세법관련 전문실무서적을 저술
    - 최근 ‘성공기업인의 길’ 저술

    공인회계사, 세무사 및 경영지도사로서 38년간 회계감사, 세무 및 경영컨설팅 업무에 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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