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8뉴스 내일 개편방송···새옷? 편법?

방송법상 불법인 PCM 1,2부 사이에 편법 삽입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6월 1·2부 나눠 8시로 복귀

정기홍 승인 2020.09.20 12:18 | 최종 수정 2021.11.22 23:11 의견 0

SBS 메인 뉴스프로그램인 8뉴스가 내일 저녁부터 '딴 모습'으로 방송된다. 뉴스 시간을 늘리고 중간광고를 끼워 넣었다. 8뉴스의 로고와 타이틀도 6년 만에 바꿨다.

SBS는 “8뉴스가 만 6년 만에 새 옷을 입고 확대 개편된다”며 “대한민국 8시 메인뉴스 시대를 선도해 온 만큼 이번 개편의 슬로건을 ‘대한민국 뉴스의 기준, 중심을 지키는 저널리즘’으로 내걸고 새 코너 마련과 심층 취재 강화했다”고 지난 16일 공식 표명했다.

이에 따라 21일 저녁부터 8뉴스 방송시간을 55분에서 70분으로 15분을 확대해 9시10분까지 방송한다. 1부와 2부로 쪼개고 그 사이에 분리편성광고(PCM, Premium Commercial Message)를 삽입한다.

1부에선 그 날 발생한 핵심 뉴스를 다루고 2부에선 탐사보도와 이슈추적 뉴스 중심의 ‘S-PICK (에스픽)’을 선보인다. 에스픽은 ▲ 탐사보도인 ‘끝까지 판다’ ▲ 팩트체크 코너 ‘사실은’ ▲ 데이터 저널리즘 ‘마부작침’ ▲ 사건팀 기자들이 만드는 ‘열혈취재’ ▲ 시청자가 참여하는 ‘제보가 왔습니다’ 등으로 구성했다. 8뉴스 전체에 실시간 수어 통역도 제공된다.

논란이 되는 것은 방송법상 불법인 PCM이다. 예컨대 프로그램을 1·2·3부식으로 분할해 그 사이에 불법이 아닌 편법으로 광고를 넣는 것을 말한다. 실제 중간광고는 프로그램 전후의 CM보다 주목도가 높고 그만큼 광고단가도 비싸다. 최근 들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편법으로 극소수만 넣어 왔다.

방송법은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의 공익성을 유지하고, 시청자 시청권을 우선해야 한다’며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8뉴스의 로고와 타이틀도 6년 만에 바꿨다. 사측은 “새로운 8뉴스 로고와 타이틀은 ‘기준과 중심’ 그리고 ‘시청자와의 소통’을 형상화 것으로 8뉴스의 지향점을 담은 것”이라며 “과장과 왜곡이 없는 수치 기반의 인포그래픽 강화를 통해 정직한 뉴스의 전형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MBC 뉴스데스크도 지난 6월 29일, 기존 저녁 7시 30분에서 7시 55분으로 옮겨 방송하고 있다. 지난 해 3월, 시청률이 바닥으로 향하면서 경쟁사를 피해 저녁 7시 30분으로 앞당겼었다. SBS의 이번 결정과 같이 15분을 확대해 1부(당일 스트레이트 뉴스 우선)와 2부(5~10분 길이의 심층 기획물)로 나누어 편성했다.

한편 방송업계와 광고시장 대척점인 한국신문협회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보도 프로그램에 PCM을 확대한 지상파의 결정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지상파방송의 편법 행위를 강력히 규제하고 제도를 보완해줄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신문협회는 “현재 지상파방송들이 시청률 감소 등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한 것은 사실이지만 콘텐츠의 질과 서비스 개선으로 승부해야지 편법광고로 경영을 개선하려는 것은 미봉책일 뿐”이라며 “PCM이 확대되면 시청자는 지상파를 더욱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 기자의 덧붙임

- 뉴스 시간을 늘리고 광고를 삽입하려는 것은 교묘하면서도 대단히 과감한 꼼수입니다. KBS 9뉴스와도 9시~9시 10분까지 10분을 겹치게 함으로써 시청률을 조금이라도 먹겠다는 포석으로 여겨집니다.

- KBS와 MBC의 '편향성'에 불만을 가진 시청자를 포섭하겠다는 의도로도 봅니다. 공영방송인 MBC는 지난 6월 방송 시간대를 기존의 오후 7시30분에서 7시55분으로 다시 옮겨올 때 "코로나19로 인해 뉴스 수요가 늘어난 상황을 고려해 공영성을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지요. 하지만 아직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7시55분으로 옮길 당시 JTBC의 손석희 앵커가 '혼잡스런 일' 이후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념적 좌파 성향의 시청자들이 MBC로 이동했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당시 JTBC의 줄어든 시청률과 MBC의 올라간 시청률 수치가 비슷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영방송 성격인 SBS가 이념적 성향을 떨치고 공정성을 추구한다면 이번 개편이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 밑의 그래픽을 보시면 방송사의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다음은 신문협회 성명서 전문.

<한국신문협회 성명>
시청자 권리 침해하는 지상파방송 PCM 즉각 규제하라.

SBS가 21일부터 간판 뉴스인 ‘SBS 8뉴스’를 1, 2부로 나눠 그 사이에 중간광고와 다름없는 프리미엄 광고(PCM)를 삽입하기로 했다.

한국신문협회는 보도 프로그램에 PCM을 확대한 지상파의 결정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 아울러 지상파방송의 편법 행위를 강력히 규제하고 제도를 보완해줄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촉구한다.

현행 방송법은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를 1973년부터 40여 년간 금지해오고 있다.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는 공익성을 지키고, 시청자의 시청권을 우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방송법에 담겨 있다.

하지만 지상파는 중간광고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법망을 교묘히 피하기 위해 하나의 프로그램을 1, 2부로 나눠 사실상 중간광고와 동일한 PCM을 수 년 째 시행하고 있으며, 급기야 보도 프로그램에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편법으로 확대 편성한 광고로 인해 시청자들이 체감하는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제도 미비를 핑계로 수수방관하고 있다. 그간 시청자·시민단체, 신문협회를 비롯한 각계가 편법도 위법이라고 지적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개선의 의지도,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편법을 눈감아 주는 방통위의 태도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현재 지상파방송들이 시청률 감소 등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콘텐츠의 질과 서비스 개선으로 승부해야지 편법 광고로 경영을 개선하려는 것은 미봉책일 뿐이다. PCM이 확대되면 시청자는 지상파를 더욱 외면하게 될 것이다.

지상파방송은 얄팍한 꼼수를 부리지 말고 콘텐츠 질 개선 등 자구노력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모색해 주길 바란다. 방통위는 방송법 제정 취지가 훼손되고 시청권이 침해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행법과 제도의 미비점을 찾아 개정·보완해야 한다.

신문협회는 방통위가 하루빨리 지상파방송의 PCM 편법행위를 규제하고,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방송법령 개정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20년 9월 18일 한국신문협회

저작권자 ⓒ 플랫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