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아르헨 소금호수 ‘잭팟’ 터트렸다

3100억에 산 호수에서 35조어치 리튬이 콸콸

강하늘 승인 2021.03.05 13:58 의견 0

포스코가 지난 2018년 3100억원에 인수한 아르헨티나의 리튬 염호(鹽湖)의 가치가 35조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됐다. 투자 3년 만에 약 100배로 뛰었다.

 

이는 추가 탐사를 통해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의 추산보다 6배로 늘어났고 최근 리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가치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리튬은 전기차와 전자 기기에 탑재되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흰색 원유’라고 불린다. 2차전지 양극재의 원료로 사용되며 전기를 충전하고 방전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광석에 포함돼 있거나 육지의 염호에 녹아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부터 리튬 등의 자원 투자를 본격 시작해, 투자 10년 만에 포스코의 시가총액(약 27조원)을 넘는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와 포스코의 시험 생산 공장 모습. 포스코 제공
▲ 2019년 10월 현장 방문한 포스코 최정우(앞쪽 오른쪽) 회장이 염수 뽑는 작업을 해보고 있다. 포스코 제공


◇3년 만에 100배 잭팟
포스코는 2018년 8월 아르헨티나 정부로부터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북측 부분의 개발권을 31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염호를 소유하던 업체가 다른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염호 개발권을 팔겠다고 발표하자 포스코가 신속하게 접촉해 단독 협상자 자격을 땄다. 당시 이 염호에는 220만t 정도의 리튬이 매장된 것으로 추산됐다. 당시 리튬 시세 등을 감안해 3100억원의 가격이 결정됐다.


포스코는 이 염호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물에 녹아 있는 리튬의 함량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추가 탐사에 나섰고, 리튬 매장을 추가 확인했다.

 

포스코가 지난해 말 외국 기관에 용역을 맡겨 매장량을 확인한 결과, 인수 당시보다 6배로 늘어난 총 1350만t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기차 약 3억 7000만대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리튬 가격도 최근 급등했다. 지난해 7월 t당 5000달러였던 리튬은 최근 1만1000달러로 뛰었다. 다만 리튬 가격이 변동성이 커 염호의 가치는 변동될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8월 호수 주변에 임시 생산시설을 짓고 리튬 추출 작업을 시작했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인허가를 얻어 2023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자원 개발 중 수사도 받아
결실을 보기까지는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포스코는 철강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2차전지 소재와 자원 탐사를 시작했다. 포스코 산하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과 협력해 리튬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자원 투자가 순탄치는 않았다.


포스코는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비자금과 관련해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 당시 진행했던 자원 투자들도 수사 대상이 됐다. 2012년 추진했다가 중단했던 볼리비아 리튬 광산 조사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사업이 무산되기도 했다. 포스코는 2015년 아르헨티나 포스엘로스 리튬 염호 개발에 참여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이 계획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자원 업계 관계자는 “자원 탐사는 실패 확률이 높지만, 성공할 경우 이를 보상하고도 남는 성과를 준다는 점을 포스코가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리튬과 더불어 2차전지의 핵심 원료로 꼽히는 니켈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니켈은 리튬과 함께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는 핵심 소재다.

 

포스코는 또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의 원료인 리튬, 니켈, 흑연 등의 자체 공급 체계를 만들고,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은 이를 원료로 양극재 40만t, 음극재 26만t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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