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뒷면 색깔 다른 '야누스 유리' 개발됐다

투명유리지만 앞뒷면 반사색 다른 ‘광학 야누스효과’
경고 등 알림, 정보 암호화, 간단한 제조방법 등 상용화 충분

정기홍 승인 2020.10.29 14:26 의견 0

앞면과 뒷면이 서로 다른 색으로 나타나는 투명한 유리를 만들 수 없을까? 지금은 앞면이 붉은색이면 뒷면에서 봤을 때도 그 색이 투과돼 붉은색으로 보이는 유리밖에 없다. 

 

국내 연구진이 유리 양면에 서로 다른 이미지와 색을 표기할 수 있는 유리를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외부 환경에 따라 원하는 정보를 한쪽 면에만 나타나게 하거나 사라지게 할 수 있어 유해 가스 반응 등 경고문구 유리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센서시스템연구센터 유용상 박사팀이 경북대 전자공학부 이승열 교수팀과 함께 양면에 다른 색이나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고 외부 환경에 따라 색이 변하는 투명유리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 KIST 유용상 박사(왼쪽)와 경북대 이승열 교수가 자신들이 개발한 앞뒷면 유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구팀은 머리카락의 1000분의 1 두께인 30나노미터 수준의 초박막 금속-유전체-금속 구조를 이용했다.

 

이 구조의 상부 금속층과 하부 금속층을 구성하는 나노층의 구성비를 다르게 제작, 유리의 양면 색상이 다르게 보이는 ‘광학야누스 효과’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나아가 가스나 각종 용액 등 유체가 금속층 사이로 스며들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외부 환경에 반응해 색이나 이미지, 메시지, 심볼 등의 정보를 나타내거나 사라지게 했다.

 

▲ 연구팀이 개발한 투명유리가 외부 환경에 따라 색깔이 변하거나 없어지는 현상을 비교한 사례. 

 

연구팀이 개발한 초박막형 양면 반전유리 기술은 고비용의 장비를 이용하지 않고 단순한 증착 공정을 통해 나노구조를 만들 수 있어 제작 단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해 상용화를 위한 응용 가능성도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염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응용기술이어서 오랜 기간이 지나면 색이 바래는 기존의 컬러유리와는 달리 반영구적으로 색상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서 구현된 색은 공작새의 깃털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화려한 색을 보여 인테리어용 컬러필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KIST 유용상 박사는 “이번 성과는 양면 반전형 정보를 제공하는 유리창 기술로, 정보의 불균형 배분을 가능하게 하는 신기술이다. 관찰하는 면에 따라 보이는 이미지가 다른 이 기술은 광학 스위치, 광소자 저장기기로도 응용 가능성 매우 크다”며 “외부가스, 액체, 온도, 습도에 따른 색상변화를 일으키는 유리창 제작과 같은 형태로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수소의 유출을 감지할 수 있는 수소저장용 유리 창고 및 수소 센서로 사용하기 위한 추가 실험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의 권위지인 ‘Light: Science and Applications’ (IF: 14.09, JCR 분야 최상위 1.9%) 최신호에 게재됐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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