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외래종이 토종잣을 다 먹었다고?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생산량 감소, 소나무허리노린재 원인"
3월 월동 성충 발견 이어 7월 무리 발견

정기홍 승인 2020.10.07 17:21 의견 0

최근 수년간 경기도 가평지역의 잣 생산량 감소가 외래 해충인 ‘소나무허리노린재’ 때문인 것으로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의 조사에서 밝혀졌다.

 

최대 잣 생산지인 축령산이 있는 가평은 강원도 홍천과 함께 국내 최대의 잣 산지다.  

 

▲ 소나무허리노린재 성충.


7일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경기도내 잣 생산액은 44억원으로 2017년 250억원보다 82%나 대폭 감소했었다.


그동안 기온이나 강수량 등 기후 문제가 제기됐으나 과학적으로 구체적인 원인이 드러나진 않았다. 이에 산림환경연구소는 2019년 하반기에 가평군청의 원인 규명 요청에 따라 실태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지난 3월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서 월동 중인 소나무허리노린재 성충이 발견됐다. 이어 7월에는 화악산 도유림 내 잣나무 꼭대기에서 구과(방울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흡즙하는 소나무허리노린재 무리가 포착됐다.

 

 
소나무허리노린재는 북미 원산의 허리노린재과 곤충으로, 보통 소나무·잣나무 등 침엽수 구과에 주둥이를 찔러 넣고 수액을 빨아 먹으며 종자 형성을 불량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 경남 창원에 처음 확인됐고 지난 해 인천과 경기 의왕·군포 등지에도 나타난 적이 있으나, 경기도의 최대 잣 생산지인 가평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산림환경연구소는 소나무허리노린재 방제약제 선정을 위한 항공방제용 농약의 직권등록 시험을 긴급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10월중 피해 상황 파악 및 대책 논의를 위한 학술 토론회를 개최하고, 소나무허리노린재의 생태 특성과 방제 방법 개발에 필요한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신광선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장은 “소나무허리노린재는 확산이 빠른 해충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선제 방제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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