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950도, 인턴 1년도 쓸모없다…자포자기 취준생들

생활비에 알바 병행하며 무작정 휴직기 늘어

강하늘 승인 2021.03.10 19:05 의견 0

"저는 괜찮습니다. 취업을 못한 친구들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지난해 고작 직원 5명인 스타트업에 취업한 20대 후반의 청년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취업시장은 더운물 찬물 가릴 형편이 못된다는 의미다. 다행히 그는 첨단 언택트 기업이어서 이 회사 비전을 보면서 의욕을 다지며 출근한다고 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취업이 하늘에 있는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졌다. 취업을 준비 중인 2030 청년들의 걱정은 천금만금과 같이 무거워졌다. 기업들이 채용 규모는 줄어들었고 극심한 취업난에 구직 활동을 포기한 취업준비생이 적지 않다.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1년간 계약직 근무를 마친 30대 초반 정모씨는 지난달까지 10여곳의 기업에 이력서를 넣었다. 하지만 전부 불합격했다. 그의 토익 점수는 950이라고 했다. 그는 "계약직 근무 전만 해도 몇곳의 기업에 합격했지만 공공기관에서 전공을 살린 직무를 경험하고 싶어 계약직을 택했다가 오히려 경력단절 상황을 맞게 됐다"고 후회했다. 


그는 요즘 생활비 걱정에 마음마저 조급해져 취업을 일단 접고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전했다. 직장보다 먹고살기가 더 급해졌다. 같이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도 하루 4~5시간씩 배달일을 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정씨처럼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도 있지만 무작정 쉬는 이들도 많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1월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쉰 20·30대 청년이 74만명을 넘어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7만 6000명이 증가했다. 특히 30대의 경우 일도 구직도 않고 있는 청년이 지난해 21만명에서 올해 28만 1000명으로 7만 1000명이 증가했다.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20대도 35만 5000명에서 46만명으로 10만 5000명 늘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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