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도시재생 주민들 반발···"안하니만 못하다"

강동훈 승인 2020.11.05 19:17 | 최종 수정 2022.01.04 21:47 의견 0

경기 성남시의 도시재생사업이 현지 주민들의 불만과 반발로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5일 수정구 일대 도시재생 사업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수정지역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지난 1월부터 낡은 단독주택지를 사들여 공원, 문화창작소 등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도시재생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6년 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됐고, 국비를 포함해 모두 280억원이 투입된다.

대상지는 태평2·4동(27만 5000㎡), 수진2동(13만6300㎡), 단대동 논골(5만㎡) 등 3곳이다. 3개 구역에 있는 단독주택지 등의 사유지 매각 신청을 받고 있다.

사들인 단독주택지에는 건물의 노후 정도에 따라 철거 또는 리모델링을 해 주민에게 필요한 시설을 설치한다. 공원, 주차장 등의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쓰레기 수거함, 공동텃밭 등 공동이용시설을 설치하거나 청년 주거공간, 문화창작소 등으로 고쳐 쓰는 방식이다.

성남시는 전면 철거형 재개발이 사업성 저하로 주민 분담금이 상승하고 재개발 이후 원주민 재정착률이 낮아지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시재생사업 방식을 도입했다.

이들 3곳 외에 14곳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 대상지는 금광동, 산성대로, 야탑밸리, 상대원2동, 성남일반산업단지 등이며, 성남시의 도시재생 계획에 따라 연차적으로 사업을 시행한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노후 주택을 개선하지 않은 도시재생은 의미없다”며 단체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태평2·4동 일부 주민들은 벌써 재개발운동본부를 설립했고, 수진2동 주민 200여명도 도시재생 대신 재개발을 요구하는 주민모임 구성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오는 2024년 시행할 '2030 정비 기본계획안'을 보완해 이들 지역이 재개발지구로 포함돼야 한다는 입징이다.

수진2동의 경우 완공된 지 30년 이상이 된 노후 주택이 많다. 주민들의 주장은 워낙 낡고 헐어서 땜질식 재생사업에 맡기기로는 주거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것이다. 특히 주택 사이 도로 폭은 3m 이하인 곳이 많아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수진2동 한 주민은 “티도 안 나는 도시재생으로는 좁은 골목길이 넓어질 수 없다”며 “주택을 매입, 주차장을 만든다고 하지만 2~3대 주차하는 규모다. 워낙 낙후돼 공동화 현상마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도심 공동화와 부족한 순환 이주단지 문제로 수진2동 등에 대한 본 시가지 재개발을 지금 당장 할 수 없다”며 “노후화된 주택에 대해선 예산을 세워 지원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저작권자 ⓒ 플랫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