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쓰촨김치 국제표준 인가…우리 김치와 다른 점

정부 "김치 아닌 소금에 절인 파오차이"
"한국 김치, 01년 국제식품규격위 국제표준"
중국 매체 "김치 종주국 한국 굴욕" 주장

강하늘 승인 2020.11.29 20:26 | 최종 수정 2021.12.18 16:22 의견 0

중국이 자신들이 주도하는 국제 표준단체인 국제표준화기구(ISO)를 통해 쓰촨(四川)성의 김치 제조법을 표준화 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9일 중국 시장 관리·감독 매체인 중국시장감관보를 인용해 중국이 주도해 김치 산업의 6개 식품의 국제 표준을 제정했다고 보도했다.

▲ 중국 김치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김치. 바이두 캡처

ISO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국제교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1947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공식 관급 기구는 아니지만 165개 회원국이 가입돼 있다.

그동안 ISO 상임 이사국인 중국은 자국의 김치산업을 이끄는 쓰촨(四川)성 메이산(眉山)시 시장감독관리국을 앞세워 ISO 표준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김치 국제표준 제정' 안건은 지난해 6월 8일 ISO 식품제품기술위의 과일과 채소, 파생 제품 분과위를 통과해 정식 추진됐고, 1년 5개월여 만에 'ISO 24220 김치 규범과 시험방법 국제 표준'으로 인가를 받았다.

이번 ISO 김치 국제표준 제정에는 중국과 터키, 세르비아, 인도, 이란 등 5개 ISO 회원국이 참여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김치산업은 이번 인가로 국제 김치 시장에서 기준이 됐다"면서 "우리의 김치 국제 표준은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국제 표준 제정에는 한국 전문가는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한국 매체들은 이번 국제표준 제정에 분노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지난 2017년 한국의 김치무역은 수입이 수출의 10배나 되는 등 한국은 김치 적자국"이라며 "한국이 소비하는 김치 중 35%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수입 김치의 99%가 중국산"이라고 비꼬았다.

환구시보는 또 "한국은 2018년 ‘김치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16년 당시 65%인 김치 자급률을 2022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고 했으나 중국에서의 김치 공급이 줄지 않아 중국산 수입김치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4%나 오른 상태"라고 보도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ISO 국제표준 제정이 중국의 김치가 국제표준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우리 김치(Kimchi)에 관한 식품 규격은 2001년 유엔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회원국들이 이미 국제표준으로 정한 바 있다"며 "이번에 ISO 24220으로 제정되는 내용은 파오차이에 관한 사항이며 이는 쓰촨의 염장 채소"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특히 "ISO 문서도 파오차이로 명시하면서 해당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 식품업계의 반응도 비슷하다.

중국 식품 업계 관계자는 "ISO 국제 표준을 받았다고 해서 중국의 김치 제조방식이 국제표준이 됐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특히 중국의 주장대로 김치 종주국인 한국이 배제된 상태에서 제정된 김치 표준이 얼마나 공신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식품 전문가는 "쓰촨 김치는 염장 채소이긴 하지만 우리가 인지하는 한국의 김치와는 다르다"면서 "이번에 제정된 국제 표준도 김치(Kimchi)가 아닌 파오차이(Paocai)로 명기돼 있다"고 지적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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