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결국 매각 아닌 철수로 가닥

강동훈 승인 2021.03.22 23:19 의견 0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철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음 달 5일 열릴 LG전자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최종 결정한다. 지난 1월 20일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사업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한 지 70여 일 만이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 달 5일 이사회에서 스마트폰 사업부서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데 사실상 철수 방식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공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LG 윙.

 

LG전자가 지난 1월 MC사업본부 운영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발표한 이후 회사 안팎에선 매각, 철수,축소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달만 해도 가장 유력했던 안은 해외 매각이었다. 베트남 빈그룹이나 구글, 페이스북, 폴크스바겐 같은 기업이 매각 대상자로 물망에 올랐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재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 협상은 극소수가 은밀하게 진행해야 하는데 이미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한 상황이라 M&A 협상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연도별 누적 적자.

 
MC사업본부 철수가 확정돼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다. 부분 철수를 하면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소비자가전(CES) 2021’에서 티저 영상으로 호평받았던 롤러블폰(돌돌 말리는 형태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다. 
     

롤러블폰은 뒤쪽에 있는 화면이 서서히 펼쳐지면서 태블릿 PC처럼 넓은 화면으로 커졌다. IT 업계와 외신은 폼팩터(Form Factor‧제품 외관)로는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보다 낫다는 평을 내놨다. 폴더블폰은 화면을 접었다 펼 때 구조상 두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 주름이 생긴다.

관건은 롤러블폰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는지다. 스마트폰 폼팩터를 혁신한다는 상징성은 크지만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컨설팅(DSCC)에 따르면 폴더블·롤러블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수준이다.


  

▲ CES 2021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스마트폰 'LG롤러블' 구동 모습. 


MC사업본부가 전면 철수하더라도 직원 전원은 다른 부서에 이동 배치할 계획이다. MC사업본부에는 이 회사 전체 인력의 9.5%인 37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사업 철수는) 적자 지속 우려와 미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MC사업본부 인력의 재배치로 핵심 기술인재의 이탈 우려도 적은 만큼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하면 스마트폰 시장 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 수준이지만 국내에선 13%를 차지한다. 삼성전자(65%)와 애플(21%)이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 3년 만에 국내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인 ‘애플 스토어’를 열어 한국 소비자에 대한 구애에 나섰다. 신제품 출시 시기도 1차 출시국 이후 한 달 뒤에서 일주일 뒤로 당겼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의 운영체계(OS)는 같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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