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여성가족부 존폐 두고 또 논쟁
野 "여가부 졸업할 때"vs 與 "여혐 편승 포퓰리즘"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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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7 21:45 | 최종 수정 2021.12.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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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의 존폐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도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이 내년 대선 공약으로 '여성가족부 폐지론'을 띄우자 여권이 맞대응에 나섰다.
여가부 존폐 문제는 여성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2030 남성들의 표심과 직접 맞물린 민감한 젠더 이슈다.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여가부의 역할 조정은 필요하지만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혹시라도 특정 성별 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적 발상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여가부는 1998년 제정된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 만든 여성부에서 시작됐다"면서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 여성가족부로 확대개편됐다"고 말해 민주당의 계승 대상임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전혜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최근 공군 이모 중사를 비롯한 성추행·성폭행으로 괴롭힘 받는 사회문화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폐지 주장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30대 초선인 장경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이 젠더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면서 "출발선이 다른 데 기회의 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이미 평등이 아니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여영국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차라리 '젠더 갈등의 힘'으로 당명을 변경해라"고 일갈했다. 같은당 장혜영 의원은 SNS에서 유 전 의원과 하 의원을 두고 "아무래도 대통령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아무리 이준석 대표가 청년층 젠더 갈등을 이용해 재미를 보았다고 해도 중진들까지 편승하는 모습, 참 보기 흉하다"고 비꼬았다.
오현주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여가부 폐지가 국민의힘 당론이라면 망조"라며 "남녀갈등과 분열을 먹이 삼아 정치적 생명력을 지속하는 것은 극우 포퓰리즘을 스스로 자처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힘의 하 의원은 여권의 비난에 SNS를 통해 "여가부 폐지를 여성정책 폐지로 몰아가는 단세포 아메바식 정치 공세가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여성 정책은 모든 부처가 다 맡아서 하는 시대가 돼 이제 여성부는 졸업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잘 알지도 못하는 문제에 괜히 끼어들지 말고 양향자 의원실 성폭력 사건이나 제대로 해결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옥 전 여가부 장관은 지난해 8월 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저를 비롯한 저희가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수용성 또는 이해 이런 것들이 부족한 것이 한 원인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엉뚱한 말을 해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여야가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가부가 그동안 발생했던 여성에 대한 불미스러운 일에 국민상식에 벗어난 대처와 행태를 한 것을 질타하는 글이 다수였다.
ID가 'yise****'인 한 네티즌은 "성범죄자인 박원순 전 시장의 세금 19억원 호화 장례식 때 여가부가 누구보다 앞장서 비정상적인 장례식을 반대했어야 하지 않았나?"라며 "진선미 전 여가부 장관은 박 전 시장의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지칭했고 여성운동 대모라는 남윤인순 역시 '피해호소인'이라 말했다"라고 비판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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