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오히려 심장병 위험 낮춘다”

대규모 3개 심장병 연구 메타분석

강하늘 승인 2021.03.28 16:13 | 최종 수정 2022.01.03 19:19 의견 0

커피 향은 깊고 구수해 커피를 자주 찾게 한다. 하지만 커피를 한잔만 마셔도 잠이 안 오거나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이들도 있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많이 먹으면 뇌를 각성시켜 불면증과 신경과민을 일으킨다. 심박수도 증가시키고 위산 분비도 촉진해 위장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고흥 나로커피(주) 제공

그런데 미국심장학회(AHA) 저널인 ‘서큘레이션: 심부전(Circulation: Heart Failure)’은 3개 심장질환 연구를 분석했더니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한 잔 이상 마시면 심부전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글을 지난달 올렸다. 3개 연구는 10년 이상 추적한 대규모 연구 분석이고, 2만 1000명 이상의 미국 성인이 참가했다.

▶ 카페인이 심부전 위험 줄여
연구팀은 커피를 마신 결과를 분석하기 위해 연구 참가자들의 하루 커피 소비를 ‘안 마신다’와 1잔, 2잔, 3잔 등 네개 범주로 분류했다.

심부전이 있을 때 기침, 피로감, 숨가쁨, 폐부종, 심박 약화, 흉막 삼출, 복부 팽만, 하지 부종 등의 징후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3개 연구에서 모두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한 잔 이상 마시고 있다고 보고한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심부전 위험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이밍햄 연구와 심혈관 건강 연구에서는 수십 년 동안의 심부전 위험을 분석한 결과 하루 한 잔 당 5~12%의 심부전 위험이 감소했다.

죽상동맥경화증 지역사회 연구에서는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이나 하루에 한 컵 마시는 사람 사이에서는 심부전증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하루에 최소 두잔 이상을 마시는 사람은 약 30%가 낮았다.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이네이티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심부전 위험에 역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에서는 심부전 위험이 특히 증가했다. 그러나 ‘심혈관 건강 연구’에서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것과 관련한 심부전 위험 증가나 감소는 없었다.

▶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해로워
논문 시니어 저자이자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개인맞춤의학센터 의료원장인 데이비드 카오 심장학 조교수는 “커피와 카페인은 사람들이 심계항진, 고혈압과 연관시켜 일반인은 커피가 심장에 나쁜 것(bad)으로 간주한다”며 “카페인 섭취 증가와 심부전 위험 감소 사이의 일관된 관계는 이런 가정을 돌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커피가 금연이나 체중 감량, 운동과 같은 강도와 확실성으로 심장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커피 소비를 증가시키라고 권장할 만한 명확한 증거는 아직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미 연방의 식이 지침에 따르면 하루 8온스(227g) 컵으로 3~5잔의 커피는 건강한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 블랙커피에만 해당된다. 미국심장학회는 라테, 마키아토와 같은 인기 커피는 칼로리가 높고 설탕과 지방이 더 많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만 미국소아과학회는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의 식약처도 ‘성인의 경우 하루에 커피 4잔, 청소년은 에너지음료 2캔 이상 섭취할 경우 카페인 최대 1일 섭취 권고량을 넘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 고지혈증 있으면 카페스톨 걸러내야

이번 연구에서는 커피에 설탕이나 크림을 타거나 혹은 카페인 성분이 함유된 음료를 구분해 자세히 연구하지 않았다. 따라서 카페인이 심장병 위험을 낮춘다고 설탕 등이 듬뿍 든 커피 음료를 많이 마시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또 커피 원두에는 들어있는 화학성분 카페스톨(cafestol)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높다. 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카페스톨의 항암 효과를 확인했고 초파리를 이용한 파킨슨병 모델에서도 신경 보호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그러나 혈청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고지혈증 위험이 있는 사람은 필터로 카페스톨을 걸러낸 드립커피나 더치커피 등을 마시는 것이 좋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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