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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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8 13:28 | 최종 수정 2022.03.0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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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이미 봄이 상륙했다. 아니다. 유채꽃밭들에 봄이 왔다. 제주 산방산과 섭지코지 일대 꽃밭에는 장관은 아니지만 정경을 즐길 정도로 유채꽃이 피었다. 꽃은 이미; 연두빛을 건너 진노랗게 물들어간다.
제주 유채꽃은 알려지기론 3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다. 하지만 만개했을 때의 얘기다. 샛노랗게 핀 유채꽃은 한달 정도 전에 '노란 소식'을 전했다. 설 연휴 때 겨울 유채꽃을 별미로 즐겼다는 사진이 더러 올라왔다.
성산일출봉 일대에는 지난 12월에도 유채꽃이 피었다고 한다. 요즘에는 공원을 거닐다 보면 겨울에도 핀 장미를 보는 시절이다.
제주에서 먼저 유채꽃 소식을 전하는 곳은 제주 남서쪽 안덕면에있는 산방산이다. 종을 닮은 듯한 화산인데, 화산과 유채꽃이 제대로 어울리는 곳이다. 이곳의 유채꽃은 지난 2월부터 꽃잎을 열었다.
산방산에서 동쪽 끝인 성산읍에는 섭지코지 유채꽃밭이 있다. 산방산과 달리 바다와 유채꽃이 어우러진다. 섭지코지는 제주도 말로 섭지는 좁은 땅, 코지는 곶을 뜻한다. 성산일출봉과 노란 유채꽃이 짝을 잘 이룬다.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제주 서귀포 표선면 가시리마을 녹산로 유채꽃길이다. 유채꽃 광장 9.5㏊(9만 5000㎡)와 10km의 길을 따라 유채꽃을 심는다. 유채꽃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 하지만 한참 기다려야 한다. 3월 말~4월 중순에 흐드러지게 핀다. 지난해에는 구경꾼들이 모여들자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트랙터로 유채밭을 갈아엎었다. 서귀포시는 올해는 일단 4월 9일 축제를 열기로 했다.
제주의 유채꽃은 밭의 까만 돌담과 비탈진 밭고랑, 그리고 바다를 배경으로 각기 달리 자리해 노란 색감을 더한다. 제주에서만의 유채꽃 운치다.
유채는 배추(야생종)와 양배추(야생종)의 자연교잡종이다. 1만년전에 야생에서 교잡이 됐다고 알려져 있다. 기름도 짠다. 유채씨는 해바라기나 콩보다 더 많은 기름을 얻을 수 있다. 너무 많이 먹으면 심장병, 동맥경화에 영향을 준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외에도 전남 지역에 유채꽃밭이 흔하다.
한편 유채꽃이 어른 걸음걸이 속도로 북상하자 지자체들의 손길도 바빠졌다.
경남 남해군은 최근 주요 관광지와 도로변에 유채꽃을 파종해 ‘드라이브 스루 상춘객’을 맞이할 준비를 끝마쳤다고 알렸다.
주요 파종지는 △남해읍 차산~평현~선소간 해안 자전거 도로변 △상주 두모마을·임촌마을 △삼동 지족~금송~동천 해안 자전거 도로변 △남면 가천다랭이마을 △남면 임진성 △남면 아난티 앞 △서면 서호마을·서상마을 △고현 천동~방월 둑방길 △설천 노량에서 왕지마을간 해안도로변과 로타리 주변 △창선 체육공원 일대 등이다.
경기 여주시농업기술센터도 지난 4일 남한강변 오학동 1600㎡에 유채꽃 종자 파종을 마쳤다. '유채꽃 흐르는 남한강'이란 컨셉트로 상춘객을 맞을 예정이다. 파종된 유채꽃 종자는 오는 5월 초순부터 개화가 시작돼 장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파종된 종자 일부는 지난 2017년 9월 시 농업기술센터가 농촌진흥청으로부터 ‘국유품종보호권 통상실시권 실시 계약 체결’을 통해 분양받은 1개 품종이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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