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다 극단 선택한 자영업자 최소 22명"
자영업자 비대위 조사 발표
16일부터 오프라인 분향소도
강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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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19:00 | 최종 수정 2021.11.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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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최소 22명의 자영업자가 코로나19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지난 12~14일까지 자체 접수한 사례를 발표했다. 자영업자 900여명의 모임이다.
업종별로 유흥업 11명, 식당 5명, 노래방 3명, 여행업 1명, 카페 1명, 체육시설 1명이었다.
이번 조사는 서울 마포구에서 20년 넘게 맥줏집을 운영해온 자영업자가 지난 12일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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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지하철 양천향교역 인근 고깃집이 저녁 8시대인데도 텅 비었다. 정기홍 기자 |
비대위에서 소개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들은 거리두기 집합금지 조처로 임대료가 밀리거나 매출 감소에 고통을 호소하던 이들이었다.
대구 동구에서 닭꼬치집을 운영하던 40대 자영업자가 지난 1월 자신의 가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근에서 맥줏집을 하던 30대 업주는 "맥줏집을 하다가 장사가 너무 안되니까 지난해 말 닭꼬치집으로 업종을 바꿨는데 밤 9시 영업 제한에 계속 장사가 안 되니까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했다"고 전했다.
경기 성남 분당구에서 쭈꾸미 식당을 운영하던 자영업자는 지난 8월에, 경기 안양 평촌역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던 자영업자는 지난 7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또 경기 안양 범계역 인근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던 자영업자는 집합금지로 월세가 밀려 보증금도 없이 빈손으로 나와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말 사망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 앞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30대는 지난해 8월 "혼자 바람을 쐬고 오겠다"며 떠난 여행지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점주는 건물주가 재계약을 해주지 않아 신촌에서 홍대로 가게를 옮기면서 빚을 많이 졌는데 코로나19 이후 영업이 금지되면서 경영난을 겪었다.
‘전국 자영업 비대위’의 카카오톡 채팅방에는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 사진을 검은 리본으로 바꾸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의 추모에 나섰다. 비대위는 16일부터 3일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에 분향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저도 여러번 유서를 써봐서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아는데...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젠 정날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최근 잇따르는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들의 극단 선택은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재난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국회와 정부도 그 죽음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정부와 국회가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을 당장 완화할 계획이 없고 백신접종 확대, 집합금지·제한 조치 외에 뾰족한 방역대책이 없다면 지금과 같은 한시적인 지원금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전방위적인 중소상인·자영업자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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