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로당 지도자 박헌영의 아들 원경 스님 입적

강하늘기자 승인 2021.12.06 22:54 | 최종 수정 2021.12.09 19:45 의견 0

대한불교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인 원경 스님이 6일 입적했다. 세수 81세, 법랍 62년.

원경 스님은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사회주의자 박헌영의 아들이다.

남조선노동당(남로당)의 지도자였던 박헌영은 지하 활동을 하던 중 자신을 도와주던 여성과의 사이에서 원경 스님을 낳았다.

해방 정국 때 월북한 박헌영은 1958년 북한에서 권력투쟁의 희생양이 됐다. 북한으로부터 미제국주의 간첩 혐의를 받고 사형을 당했다.

원경 스님은 어릴 적부터 떠돌며 자랐다. 사회주의 운동가들의 집을 전전하다 1950년 초 남로당 연락책이었던 한산 스님을 따라 지리산 화엄사에 맡겨졌다. 이후 피아골 연곡사에서 지냈고 빨치산들과 생활하기도 했다. 남부군 사령관이었던 이현상을 만나기도 했다.

원경 스님은 박헌영이 월북하기 전 6차례 아버지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친의 부음을 들은 것은 1958년이었고, 방황하던 그를 붙든 이는 인천 용화선원 조실이자 당대의 성지식인이던 전강 스님이었다.

원경 스님은 전강 선사의 맏상좌인 송담 스님의 상좌가 되었다. 이후 충남 예산 수덕사 위에 있는 정혜사에서 어머니를 만났고 돌아가실 때까지 경기 평택에서 모시고 살았다.

고인은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흥왕사·청룡사 등의 주지를 지냈다. 경기지방경찰청 경승으로 활동했으며 2014년 원로의원에 당선됐다. 그동안 경기도 평택의 만기사 주지를 맡아왔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10일 오전 10시 경기 화성시 용주사에서 원로회의장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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