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빚기' 국가무형문화재로 신규 지정

삼국시대 이전부터 계승
보유자·단체는 인정 안 해

강하늘 승인 2021.06.16 14:29 | 최종 수정 2021.12.16 20:34 의견 0

문화재청이 15일 '막걸리 빚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막걸리 빚기가 한반도 전역에서 국민이 전승하고 향유하는 문화라는 점을 고려했다.

지정 범위에는 막걸리를 빚는 작업, 다양한 생업과 의례, 경조사 등에서 나누는 전통 생활과 관습까지 포함했다. 다만 '아리랑',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처럼 특정 보유자와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막걸리 빚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다는 점 △삼국시대부터 각종 고문헌에서 막걸리 제조법과 관련된 기록이 확인되는 점 △식품영양학, 민속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 △농요·속담·문학작품 등 막걸리 관련 문화를 통해 한국문화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 △전국에 분포한 양조장을 중심으로 막걸리의 각 지역별 특색이 뚜렷한 점 △현재에도 생산 주체, 연구 기관, 일반 가정 등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해 막걸리를 빚는 전통지식이 전승·유지되고 있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막걸리는 보통은 고두밥을 지어 식힌 후 쌀과 물, 누룩을 넣고 며칠간 발효시켜 체에 거르는 과정을 거쳐 만든다. 막걸리의 '막'은 바로 지금, 바로 그때를, '걸리'는 거르다를 뜻한다.

막걸리는 멥쌀, 찹쌀, 보리쌀 등 곡류로 빚기 때문에 삼국시대 이전 농경이 이루어진 시기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미온', '지주', '료예' 등 막걸리로 추정할 수 있는 내용들이 확인되고,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등에서도 막걸리로 추측되는 '백주' 등의 용어가 등장한다.

조선시대까지 막걸리는 집집마다 가양주로 빚어 특유의 술맛을 유지해 왔으며 김치, 된장과 같이 각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던 발효 음식의 하나였다.

농사꾼 사이에서는 "같은 품삯을 받더라도 새참으로 나오는 막걸리가 맛있는 집으로 일하러 간다"라고 할 정도로 농번기에는 농민의 땀과 갈증을 해소하는 농주의 기능을 했다.

한편 '막걸리 빚기'는 지난 2019년 '숨은 무형유산 찾기'와 '국민신문고 국민제안'을 통해 국민이 직접 국가무형문화재를 제안해 지정된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의 적극행정 사업으로 선정돼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중앙우수제안 경진대회에서 정부포상(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문화재청은 '막걸리 빚기' 지정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26일 오후 5시 경기 수원시 화성행궁에서 '막걸리 빚기' 기념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26~27일 이틀간 전국 26개 막걸리 양조장을 중심으로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심사를 통과한 제품은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으로 3년동안 지정돼 조달청 혁신장터(http://ppi.g2b.go.kr)에 등록되며, 공공기관의 수의계약 및 구매면책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다.

올해 지정된 혁신제품(4개)은 현재까지 2억 3000만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했다.

지정된 혁신제품의 세부 내용은 국토교통 기업지원허브포털(https://hub.kaia.re.kr)에서 확인 가능하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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