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접종 후 20대 숨져…질병청 혈전증 검사 거부

제주도 검사 의뢰에 질병청 "모더나는 안돼"

강하늘 승인 2021.08.10 13:43 의견 0

모더나 백신을 맞은 20대가 혈전증 증상을 보인 이후 숨졌다. 제주도 방역당국이 접종 이상 반응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에 의뢰했으나 이를 받아주지 않았고 당사자는 수술 후 사망해 인과성을 밝히기가 어렵게 됐다.

10일 제주도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제주에 사는 2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26일 도내의 한 위탁의료기관에서 모더나 백신을 맞았고, 5일만인 31일 혈전증 증상을 보여 제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접종 12일만인 지난 7일 사망했다.

 

 

제주도 방역당국은 A씨의 중증 이상반응 신고를 받은 뒤 접종 이상 반응인지를 확인하고자 질병청에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검사를 의뢰했으나 질병청은 모더나는 검사 대상이 아니라며 요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TTS는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백신 접종 후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젊은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청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혈전증을 모더나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하지 않는 점 등을 토대로 AZ나 얀센 백신 접종 후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만 TTS 검사를 하고 있다.

 

검사 의뢰 기준은 ▲ 아데노벡터 백신(AZ·얀센) 접종 후 4∼28일 이내에 TTS 의심 증상 발생 ▲ 혈소판 수가 15만/㎕ 미만 ▲ 혈전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디-다이머(D-dimer) 검사 수치 상승 ▲ 영상검사 등으로 혈전이 확인된 경우 등이다.


A씨는 이 중 백신 종류를 제외한 나머지 기준에 모두 부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주도 당국은 소속 역학조사관(의료인) 의견 등을 바탕으로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미국에서 모더나 백신 접종 후 TTS 발생 사례가 있었던 점 등을 들어 질병청에 재차 검사의 필요성을 요청했다. 

 

그러나 질병청은 혈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 검토 결과 검사가 필요없다고 판단했다며 검사 의뢰를 받아주지 않았다. 

 

이후 제주도 방역당국이 검사를 의뢰할 방법을 백방으로 찾는 와중에 병원 치료를 받던 A씨가 7일 숨졌다. 

 
 

A씨의 사망이 접종과 연관 있는지 여부는 질병청에서 최종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A씨가 이미 사망한 터라 인과성을 확인하기 더 어렵게 됐다.


질병청은 앞서 모더나와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인 화이자 이상반응 사례에 대해 TTS 검사 검체를 접수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에도 전달됐으며 제주도도 대응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 이후 신고된 이상반응 의심 사례는 9일 0시 기준 누적 12만 8612건이다.

 

백신별 접종 건수 대비 이상반응 신고율은 AZ 0.68%, 얀센 0.67%, 모더나 0.5%, 화이자 0.28% 등이다.


누적 사망 신고 사례는 448명이며, 다른 증상으로 먼저 신고됐다가 상태가 악화해 사망한 경우(191명)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639명(화이자 372, AZ 257, 얀센 9, 모더나 1)이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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