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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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9 13:46 | 최종 수정 2021.11.3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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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미생물을 활용해 립스틱의 붉은 색을 만드는 카르민산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KAIST는 9일 "이상훈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연구팀이 카르민산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카르민산이란 천연색소는 립스틱의 붉은색을 만들고 딸기우유와 사탕, 매니큐어에도 쓰인다. 카르민산은 페루와 카나리아 제도에서만 서식하는 연지벌레에서 추출하는데 그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또 연지벌레가 사람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 대체재 개발도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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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된 카르민산. KAIST 제공 |
개발된 미생물 균주가 카르민산을 생산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미생물 속 효소들이 유기 분자의 구조적 기초를 이루는 ‘탄소 골격’(탄소 원자 사슬)을 형성한다. 탄소골격이 형성되면 그 속에서 효소들이 여러 반응을 일으키며 카르민산을 생산한다.
양동수·박사후 연구원은 “그동안 카르민산을 생산하는 효소들이 발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를 밝히기 위해 우선 ‘타입 II 폴리케타이드 생합성 효소’라는 과정을 거쳐 카르민산의 전 단계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내 탄소골격을 만들었다. 그 다음에 생화학 반응 분석을 진행해 카르민산을 생산할 수 있는 효소 후보군을 선별했다.
선별된 효소들은 세포 배양 실험을 통해 성공적으로 카르민산을 생산하는 지 한번 더 실험을 했다. 그런 다음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카르민산 생산을 늘릴 수 있는 효소 돌연변이가 무엇인지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효소를 개량했다.
그 결과 높은 카르민산 생산량을 보이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미생물 균주는 폐목재, 잡초 등 지구에 풍부한 바이오매스의 주원료인 포도당을 탄소원으로 사용한다.
연구팀은 카르민산을 생산해내는 효소를 찾아내는 방법을 동일하게 적용해 알로에로부터 생산 가능했던 미백제인 알로에신 생산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미생물을 통해 카르민산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며 “카르민산 전 단계 물질을 생산하는 미생물의 경우 이미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이며 수년 안에 카르민산을 생산하는 미생물을 수년 안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협 특훈교수는 “천연물 생산의 고질적인 문제인 효소 발굴과 개량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라며 “의학적 또는 영양학적으로 중요한 다양한 천연물을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에 지난 2일 온라인으로 발표됐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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