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기생충 이을까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후보작 발표
윤여정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은 불발

강하늘 승인 2021.02.05 01:12 | 최종 수정 2021.10.16 14:42 의견 0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상의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배우 윤여정(74)은 유력한 여우조연상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아쉽게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3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제78회 골든글로브상 후보를 발표했다.

▲ 영화 '미나리'의 한 장면.

‘미나리’는 오는 28일 시상식에서 덴마크 영화 ‘어나더 라운드’, 프랑스·과테말라 합작 ‘라 로로나’, 이탈리아 ‘라이프 어헤드’, 미국·프랑스 합작 영화 ‘투 오브 어스’ 등과 외국어영화상을 놓고 경쟁한다. 하지만 감독상·각본상 등 다른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국내에서 다음달 3일에 개봉하는 ‘미나리’는 1980년대 희망을 찾아 미국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 이야기를 담은 재미동포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과 한예리, 윤여정 등이 출연했다.

‘미나리’는 지난해 2월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드라마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전미비평가위원회 여우조연상·각본상, 노스캐롤라이나 비평가협회 작품상·여우조연상·각본상 등 미국의 여러 영화상에서 59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수상 행진을 이었다.

특히 윤여정은 이 영화로 여우조연상 20관왕을 달성했다. 출연배우 전원이 받은 미들버그영화제와 뉴멕시코비평가협회의 연기앙상블상 2개도 받았다. 다음달 열리는 아카데미상(오스카)의 강력한 후보로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오스카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 후보로만 올라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 시장에서는 할리우드 영화인들이 뽑는 오스카상은 명예를, 할리우드 외신기자들이 뽑는 골든글로브상은 흥행을 강점으로 여긴다.

‘미나리’는 일찌감치 작품상이 아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미국 현지 매체의 전망이 나오면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대화의 반 이상이 영어가 아니면 외국어 영화라는 규정 때문이다.

한편 미국인 감독이 연출하고 미국인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를 외국어영화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두고 미국 사회에서도 논쟁이 일고 있다.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만 오른 데 대해 미국 시사지 타임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3일(현지 시간)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 발표 직후 ‘11개의 가장 이상한 골든글로브 후보들-그리고 그 대신 후보에 올랐어야 하는 것’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외신기자협회의 이번 선택을 “지난해 영화 산업을 굴복시킨 유행병조차도 완전히 설명해주지 못했다. 명백하고 당황스러운 무시가 많았다”며 그 예로 ‘미나리’가 제외된 것을 들었다.
미국 일간지 LA타임스도 이날 기사에서 지난해 ‘기생충’에 작품상 등 4관왕을 안긴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글로브를 비교하며 “‘미나리’는 시대에 뒤떨어진 골든글로브 규정보다 더 낫게 대접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할리우드를 취재하는 89명의 멤버로 구성된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는 놀라움과 경솔함 속에 ‘미나리’를 (외국어영화상 외에) 각본‧감독‧배우상 부문에 추가 지명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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