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황사 왔다는데 하늘이 푸른 이유는?

황사 바람이 초미세먼지 밀어내
빛 산란 영향 덜받아 가시거리↑
"가시거리 좋다고 대기질 좋은 것 아냐"

강하늘 승인 2021.03.18 10:01 | 최종 수정 2022.01.01 03:51 의견 0

기상당국은 중국발(發) 황사가 한반도를 며칠째 뒤덮고 있다고 예보하는데도 하늘은 푸르고 가시거리도 좋아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다. 왜 그렇까?

18일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6일 전국을 덮친 황사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8∼15일에는 초미세먼지로 하늘이 온통 뿌였게 됐다. 대기의 정체로 미세먼지가 축적돼 장기간 한반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치를 보면 황사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하늘이 파란 것은 황사에 포함된 초미세먼지의 비중이 낮았기 때문이다. 즉, 16일 덮친 황사와 함께 굵은 입자의 모래바람이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정체돼 있던 초미세먼지를 밀어냈다.

환경부 등의 통계에 따르면 황사가 발생한 16일 서울의 전체 미세먼지 중 초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7%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17일에도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8㎍(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다만 미세먼지 농도는 70㎍/㎥에 달했다.

이번 황사 발생일의 초미세먼지 비중이 미세먼지보다 훨씬 낮은 셈이다. 황사가 닥친 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이유는 애초 황사에 초미세먼지가 적게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 황사 발생시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 및 비율 그래프.

미세먼지는 아주 작은 크기(10㎍ 이하)의 입자상 오염물질이고,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 중 더 작은 크기(2.5㎍ 이하)의 입자다. 주로 사람의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고 황산염·질산염·중금속 등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돼 있다. 초미세먼지는 폐가 다 걸러내지 못해 미세먼지나 황사보다 몸에 더 악영향을 미친다.

황사는 크기가 5∼8㎍로, 광범위한 의미에서 미세먼지에 속한다. 중국 북부나 몽골 사막 지역, 황토 고원 등에서 주로 발생하고 성분은 규조·칼슘 등 토양 성분으로 돼 있다.

이러한 황사와 초미세먼지의 입자상 크기 차이는 황사가 발생했을 때에도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원인이 된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것은 초미세먼지에 의한 빛 산란의 영향이 크다.

빛의 파장과 입자의 크기가 비슷할수록 산란이 잘 일어나는데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파장은 대략 0.4∼0.7㎛로, 초미세먼지(PM2.5 이하)와 크기가 비슷하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 때도 미세먼지 농도는 상승했으나 초미세먼지 농도는 오히려 낮아져 시정거리가 길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황사 때 부는 강한 바람이 우라나라 대기에 정체된 초미세먼지를 밀어냈다는 것이다.

다만 기상청은 "황사가 불어온 날이라도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이 섞여 있거나 황사가 밀어내지 못할 정도로 국내 대기 정체가 극심하면 초미세먼지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황사 때 가시거리가 좋다고 해서 대기질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며 "가정에서는 황사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노약자 등 취약계층은 실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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