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에서 배우는 지혜] 상선약수(上善若水)-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

정기홍 승인 2021.08.08 00:52 | 최종 수정 2021.12.18 01:31 의견 0

※ 플랫폼뉴스는 사자성어에서 지식을 깨우치는 한편으로, 지혜를 배우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사자성어가 던지는 생활의 지혜는 작을지라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이번엔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알아봅시다. 위 상(上), 착할 선(善), 같을 약(若), 물 수(水). '세상에서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입니다. 노자(老子)가 도덕경(道德經)에서 물로써 삶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기자가 이 사자성어를 눈여겨 본 것은 지난 2015년 8월,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54세 생일 때 선물로 써준 것이 알려졌을 때였습니다. 물의 깊은 속성을 깊게 새겼다는 말입니다. 정치인들이 평소 자기 마음에는 없는 말임에도 능청스럽게 끌어다 쓰기도 합니다.

조금 더 세세하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도 그 공을 다투지 않는다. 몸은 낮은 곳에 두고, 마음은 깊은 곳에 두며, 베풂은 인(仁)에 맞게 한다'. 이는 물은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는 겸손함이 있는가 하면 모자란 곳을 메워주고 만물이 자라도록 베풀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물은 형체가 없어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서 그 모양이 변한다. 그리고 억지로 그 흐름을 거스려고 하지 않는다'. 즉 자기를 고집하지 않고 둥근 그릇에는 궁글게, 네모난 그릇에서는 네모진다. 자신을 고집하지 않지만 근본은 잃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반 총장은 1년 반 뒤 퇴임을 앞둔 재미 한인 행사에서도 상선약수를 언급하며 총장 재임 시절에 이 같이 부드러운 리더십을 강조했다고 언급했었지요.

비슷한 한자문구로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이 있습니다. 흐를 유(流), 물 수(水), 아닐 불(不), 싸울 쟁(爭), 먼저 선(先). 흐르는 물은 서로 앞서려고 다투지도 않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상성약수에서 짚지 못했던 물의 또다른 속성을 알아봅시다.

물은 흘러나간 만큼 받아들이고, 흘러온 만큼 흘려 보냅니다. 흐르다가 막히면 돌아가고, 갇히면 채워주고, 넘치면 넘어갑니다.

또한 빨리 간다고 뽐내지 않고, 늦게 간다고 안타까워하지도 않습니다.

이뿐이 아니지요. 자리를 다투던가요? 앞서거니 뒤서거니 더불어 함께 흐릅니다.

상선약수에서 보듯 물처럼 살라는 것은 빨리 간다 늦게 간다, 앞섬 뒤섬에 괘념치 말라는 것입니다.

받은 만큼 나누고, 나눈 만큼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흐르는 물은 잡아 가두면 언젠가는 넘쳐서 흘러나가듯 붙잡고 있으면 마음의 짐이 되어 고통으로 남습니다. 재력이 그런 듯합니다.

또한 미움도, 아픔도 물처럼 그냥 흘려보내라는 것입니다.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다가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물처럼 살라고 합니다. 잘 되던가요?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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