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눈) 레터] 누리호 시험발사 전의 예상 분석 글

플랫폼뉴스 승인 2021.10.21 17:53 | 최종 수정 2021.10.21 18:53 의견 0

※ 플랫폼뉴스는 SNS(사회적관계망)에서 관심있게 회자되는 글을 실시간으로 전합니다. '레거시(legacy·유산)적인 기존 매체'에서는 시도하기를 머뭇하지만, 요즘은 신문 기사와 일반 글의 영역도 점점 허물어지는 경향입니다. 이 또한 정보로 여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SNS를 좌판에서 한글 모드로 치면 '눈'입니다. 엄선해 싣겠습니다.


<잠시 후인 오후 5시에 발사 예정인 누리호>

- 우리나라가 우주로 발사하는 두 번째 로켓(첫 번째 로켓은 2013년에 발사한 나로호)

- 나로호에 비해 누리호는 1.5배 커짐. 나로호는 2단 로켓이었던 반면에 누리호는 3단 로켓임. 무엇보다 나로호는 추진체인 1단 로켓을 러시아가 만들어 줬고, 우리나라는 상부의 2단 로켓만 만듦. 누리호는 1~3단을 모두 우리 자체 기술로 제작

- 누리호를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큰 성과. 지구 대기권을 돌파해서 우주 궤도에 도달하는 로켓을 포물선으로 발사하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됨(물론 핵탄두를 달았다는 전제 아래). 그래서 어느 국가든 절대 장거리 로켓 기술을 전수해주지 않음. 안 가르쳐줄 거야? 그럼 독학하지 뭐. 그렇게 된 것임.

- 우주 로켓은 쏘기만 하면 우주로 쓩 하고 날아가는 것이 아님. 나로호의 경우 2009년, 2010년 두 차례 발사는 실패. 2010년 발사의 경우 공중에서 폭발해버림. 3차 시도 만에 성공. 1차에 바로 성공할 확률은 30% 미만이라니 오늘 누리호 발사도 실패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함.

- 누리호는 1단 로켓이 점화되면서 발사되는데 이 게 물건임. 75톤급 엔진 4개를 하나로 묶어 놓은 형태. 낮은 출력 엔진을 여러 개 묶어서 높은 출력을 내도록 하는 것을 클러스터링이라고 함. 수직으로 상승해야 하는데 4개의 엔진 중 하나라도 출력에 차이가 있으면 갈지자로 날아가게 됨. 4개가 한 몸처럼 작동해야 로켓이 균형을 잃지 않음. 이 클러스터링 기술이 매우 어려운 것인데 얼마 전 겨우 완성됨.

- 1단 로켓은 75톤급 엔진 4개, 2단 로켓은 75톤급 엔진 1개, 3단 로켓은 7톤급 엔진 1개로 구성됨.

- 누리호는 1.5톤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고도 600~800km)에 올려놓을 목적으로 제작된 로켓. 머리에 해당하는 1단 로켓 안에 1.5톤 짜리 모형 위성이 들어있음.

- 발사 후 127초 만에 고도 59km에서 1단 로켓 분리하고, 274초 후에는 고도 258km에서 2단 로켓 분리하고, 16분 비행 후에는 고도 700km에서 마지막으로 모형 위성을 배출하게 됨.

- 선진국 척도 중 하나가 얼마나 진보한 우주과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느냐 여부. 선진국일수록 독자 개발한 로켓을 우주로 발사해서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을 능력을 갖고 있음. 군사, 기상 관측, 상업용 목적으로 다양한 위성을 활용. 향후 초고속 통신망, 우주 인터넷망 구축을 위해서도 위성은 꼭 필요. 지금까지는 다른 나라가 로켓을 쏠 때 제발 우리 위성도 같이 보내줘 하고 사정해야만 했음. 자체 로켓 제작이 가능하면 언제든 필요할 때 위성을 지구 궤도에 보낼 수 있음.

- 우주산업은 잠재력이 엄청남. 과거에는 국가 주도로 우주 개발이 이뤄짐(올드 스페이스 Old Space). 최근에는 민간기업 주도로 우주 개발이 진행되는 추세(뉴 스페이스 New Space). 모건 스탠리는 우주산업 규모가 2017년 기준 388조원에서 2040년에는 그 4배인 1226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

- 누리호는 결국 위성을 지구 궤도에 보내는 운반체. 제일 중요한 것은 위성이 들어있는 최상단부. 3단 로켓이 다 타고 나면 페이로드 페어링이라고 불리는 원뿔 모양 부분이 정해진 궤도에 진입해서 둘로 분리되며 안에 있던 위성이 밖으로 나옴. 당연히 매우 어려운 기술. 기폭 장치가 정확히 작동해서 한꺼번에 둘로 쫙 쪼개져야 위성이 안전하게 떨어져 나올 수 있음.

- 앞서 누리호 1단 로켓은 75톤급 엔진 4개를 하나로 묶어 300톤급 출력을 내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사용했다고 했는데 이번에 성공하면 앞으로는 그 이상의 출력을 내는 (예를 들어 100톤급) 대형 엔진도 제작할 수 있음. 중형차 엔진에서 대형차 엔진 제작으로 넘어갈 수 있느냐의 기로에 서있는 셈.

- 올해 5월 한미 미사일 지침이 종료되었는데 미사일 사거리를 마음껏 늘릴 수 있게 된 것뿐만 아니라 주로 군사용 로켓에 사용되는 고체연료를 우주로켓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성과.

- 고체로켓과 액체로켓의 차이는 로켓 안에 들어 있는 연소체가 고체냐 액체냐임. 액체로켓은 구조가 복잡한 대신 출력 조절과 제어가 쉬운 것이 장점, 고체로켓은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하고 비용이 적게 들지만 한 번 점화되면 컨트롤이 어려움. 군사용 로켓은 매번 액체 연료를 충전해야 하는 액체로켓 대신, 항상 발사 준비 상태인 고체로켓이 대부분. 성냥불로 심지에 불만 댕기면 곧 터지는 다이너마이트와 빈 소주병에 시너와 휘발유를 섞어 넣고 천 쪼가리로 심지를 만든 후 던지는 화염병의 차이.

- 미사일 지침이 해제 되기까지 고체로켓을 우주로켓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음(우리나라는 못하게 해놓고 일본에는 허용. 그래서 니혼진들은 지금까지 우주로켓에 고체로켓을 신나게 활용). 고체로켓은 가성비가 좋기 때문에 민간 기업이 우주로켓을 적극 개발하도록 유인하는 효과가 있음. 우주로켓은 고체로켓과 액체로켓의 혼합형인 하이브리드 로켓을 사용하는 추세.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우리 기업들도 우주개발 산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되리라고 봄.

- 다시 강조하지만 우주로켓 발사를 한 번에 성공할 확률은 30% 미만. 오늘 누리호 발사는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음(그래서 모형 위성을 탑재). 누리호를 만든 한국항공우주연구소 연구원들은 무려 275주간 동안 총 184회의 엔진 연소 실험을 함. 혹시 누리호 발사가 실패하더라도 그들이 쏟은 땀과 열정에 찬사를 보내야 마땅함. 그리고 이번에 실패한다고 끝이 아님. 내년 5월에 다시 발사할 예정임.

- 1줄 요약: 공돌이들을 마구 갈아 넣으면 세계 7번째로 우주로켓 발사국이 된다.

자 이제 기도하는 마음으로 누리호 발사를 지켜보도록 하죠.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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