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석의 '풍요와 변형된 자본주의–새로운 대안'

자유방임주의의 부작용

심재석 승인 2019.04.08 06:33 | 최종 수정 2021.12.02 21:37 의견 0

[플랫폼뉴스 심재석 칼럼니스트]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이란 시장 조율기능이 자유경제원리로 작동되기 때문에 개인이나 기업의 경제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국가나 정부의 개입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그리고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이나 기업에 의해 스스로 움직이므로 정부가 간섭할 필요 없이 시장에 맡겨두면 된다는 자유방임주의 이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방임주의의 부작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갈등이 빈번해졌으며, 독과점으로 인한 가격 상승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 것이다.

무엇보다 1929년 미국 대공황이 발생하면서 자유방임주의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케인즈의 수정자본주의의 복지국가 이론이다. 자유방임주의에서는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했다면 수정자본주의는 정부가 시장경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공공복지, 노후보장, 독과점방지 등 그동안 시장경제로 인해 생겨난 문제점들을 정부가 복지정책,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과 영국의 거시경제학자 케인즈다. 그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유효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케인즈는 소득과 재산의 불평등 문제, 시장 경제의 문제를 비판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수정자본주의도 1970년대 이후 베트남전쟁, 오일쇼크로 인해 물가가 올라가고 실업이 증가하면서 국민들은 세금을 내지 못하고, 국가 재정 역시 어려워지면서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따라서 국가가 책임져야 할 복지, 의료보험, 연금정책에 혼선을 초래하고 말았다. 정부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해 기업들의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하자 큰 비판을 받는다. 무엇보다 정치인, 관료들의 부정부패와 복지부동의 태도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시장경제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면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공공부문이 점점 더 커지니까 국민들이 고용 보장과 권위를 보장받는 공공부문으로만 취직하려는 양상이 벌어졌다. 경쟁도 없고 평가도 없고 구조조정도 없는 공공부문은 이로써 더욱 더 많은 자원을 요구하게 되고 그들만의 잔치를 하며 부실을 눈덩이처럼 키웠다.
반면 민간부문은 우수 인력과 자원을 공공부문에 빼앗기고 불황을 겪으면서 결국 국가경쟁력이 추락하고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지는 비극으로 귀결되었던 것이다.
재정적자로 인하여 국가 채무가 늘어나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심화되었다. 국가는 엄청나게 늘어난 빚을 갚기 위해 세금을 더 늘릴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근로자들은 소득세를 더 많이 내야 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물론 고소득자들에게서 세금을 더 많이 받는다.
하지만 부자들은 대개 국가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더욱 그들의 돈벌이 이권을 챙겨가기 때문에, 재정적자는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들에게 더 유리한 것이 사실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복지지출을 늘리다보니 일을 안 해도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근로 의욕이 실종되었다. 생산적인 노동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 개발, 기술 개발 등으로 새로운 창업이나 도전을 꿈꾸어야 할 청년들의 의욕이 상실돼버렸다.
대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으로 그들의 배를 불리고, 정부는 알량한 고용지원 정책으로 쥐꼬리만한 인턴지원금, 고용 장려금을 그것도 대기업에 지원해 왔다.

청년들은 헬 조선, 엿 같은 세상! 꿈도 희망도 키울 수 없는 세상을 향해 도전할 의욕조차 상실한 채 어디 눈먼 공돈 받을 건 없나 찾아 헤맨다.
취업에 실패한 후 구직 활동은 하지 않고 특별한 직업 훈련이나 교육도 받지 않는, 그야 말로 일을 할 의지도 없는 무직자 ‘니트족’으로 생활한다. 돈이 떨어지면 시간제, 일당제 단기알바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다. 이들이 눈이 너무 높아 중소기업을 외면한다고 기성세대들과 정부 당국자들은 청년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청년이나 베이비부머나 모두 적정 소득과 고용이 보장된 질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건강한 사람들은 일용노동직, 경비원, 청소용역과 같은 저임금의 일자리라도 찾아 다시 생업으로 뛰어드는 악전고투를 하고 있다.
청년세대는 일자리가 없고 베이비부머 부모는 안전한 노후가 없는 서글픈 현실이다.
중소기업과 청년 그리고 은퇴로 몰락해가는 무늬만 중산층을 위한 실물경제를 살려야 내야 하는 것이 지상의 과제다. 대기업을 위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위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은 상생을 위해 어떤 일을 할지 다시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 대기업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지도층은 창의적인 지혜를 모아서 이들 청년 세대의 아픔을 덜어 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중소 기업인을 위한 상생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 정부의 적폐도 해결해야겠지만 우리 사회 뿌리 깊게 박혀있는 대기업 중심의 비즈니스 생태계에 널리 퍼져있는 적폐를 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급증하는 가계부채, 청년실업 10%, 경제성장 2% 저성장에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대형 인재사고, 채용비리, 납품비리의 부정부패 등 현안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이 모든 것들이 자유방임의 자본주의, 수정자본주의의 폐해로 부각되면서 신자유주의가 부상했다. 신자유주의는 물질주의적인 탐욕과 단순한 자유주의 이론이 아니라 무질서한 시장에 도덕성을 부여하고, 윤리성을 지니는 이론이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 미국은 글로벌 추세와 외화 자본과 고정 자본에 힘입어 약 10년 간 호황을 누렸다. 물론 1997년의 닷컴버블로 휘청거리긴 했지만, 실제 주식 가치와, 표면상의 주식 가격의 괴리가 생기는 버블 경제의 형태로 성장세를 떠받치기도 했다.
이러한 버블경제는 실제 가치에 비해 부풀어난 가격을 믿고 투자한 수많은 금융파생 상품 투자세력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겨주었다. 그들이 주장한 도덕성과 윤리성을 스스로 저버린 결과였다.

자본주의 폐해는 자유주의, 수정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어디서나 발생

이 결과 2008년에 일어난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건이 발생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이 사태가 부시 정부의 무능한 통화정책 때문이라 했지만, 그것은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이 초래한 도덕성과 윤리성을 무시한 결과라는 평가가 대세다.

그들의 경제 이론에 의하면 자유시장 경제체제 하에서는 민간 위주의 자본 위탁매매 및 채권, 채무로 더 빠른 자본 회전을 가능케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실현할 방법으로 주주자본주의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것은 최근 미국 제조업이 약화되고 외부로는 금융 차입, 내부로는 금융 상품 거래로 경제를 연명하는 허약체질로 변하게 만든 결정적 원인이 됐다.


그러나 이제 이것도 아닌 전혀 새로운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자본주의 폐해는 자유주의나 수정자본주의 및 신자유주의 어디에서나 발생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정부나 기업의 도덕성, 윤리성과 건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철저히 실천하는 공익성향이 더 강한 사회적 기업을 실천하는 데 있다는 각성이 따른다.

연결과 공유를 통한 탐욕을 제거하자는 것. 그리고 중앙 집중화된 특권을 이제 개인들에게 돌려 줘야 한다는 깨달음이다. 정부가 가진 특권, 대기업이 가진 특권, 금융기관이 가진 과도한 권력들을 개인이나 구성원 전체가 공유하여 나눠가져야 한다는 깨달음이다.

우리는 반복되는 금융 및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불평등과 가난에 내몰리고 있다. 주류, 비주류를 가리지 않고 많은 경제학자들은 현재와 같은 자본주의는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다양한 대안을 찾고 있다.

우리는 외환위기 이후, 20대 취업절벽, 30대 구조조정 불안, 40대 조기 퇴직, 베이비부머의 자식걱정과 노후걱정, 실버세대는 고독사와 자살을 고민하는 난국에 접어들었다.

이런 문제가 어떻게 생겨났을까?

찰스 아이젠스타인의 <신성한 경제학의 시대>에는 이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될 만한 주장이 보인다.

찰스는 경쟁에서 공존, 축적에서 순환, 파괴에서 회복, 분리에서 통합으로 나아가는 거대한 전환이 시작됐다고 통찰했다. 기존의 낡은 세계가 무너져 감에 따라 우리가 가슴으로 느끼는 더 아름다운 미래에 이르는 실질적인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먼저 화폐에 대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분석하고 지금과는 다른 돈과 경제를 기반으로 한, 더 아름다운 세상을 제시한다. 더불어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공동의 행동과 그런 행동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수단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개인 차원에서의 세계 변혁, 즉 선물의 삶이라 부르는 정체성과 존재의 변화를 탐구했다.

그의 전환은 점진적인 전환이다. 재산을 몰수하거나 현행 제도를 없애기보다 그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그 첫째가 바로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화폐 시스템. 또 돈의 역할을 줄이고 상품과 서비스를 공유하면서 사회적 부를 증가시키는 경제 시스템. 그리고 완전고용을 추구치 않고 노동자 구매력을 보장하는 사회배당금 제도 등이다.

더불어 그의 새로운 경제제안이 작동될 수 있게 하는 세 가지 변화를 요구했다.

첫째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그 비용을 부담하는 사회적 환경비용의 내부화

둘째 지역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주권을 강화하는 경제와 통화의 지역화

셋째 분권적 협업 및 공유 방식의 혁신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개화

앞글에서 필자는 도깨비 경제의 미래는 보이지 않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블록체인이라는 가치전달시스템과 암호화폐로 사고파는 시대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자본주의의 이후의 시대는 제2의 닷컴혁명이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공유경제 시대를 대비한 도깨비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발굴해야 한다.

블록체인기술이 가져다 줄 공유와 분산, 분권화의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정의롭고 도덕적인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탐욕의 자본주의를 사회적 가치가 실현되는 자본주의로 빠르게 변화시키기 위한 장치는 블록체인 플랫폼비즈니스가 되어야 한다. 블록체인플랫폼은 공정분배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고용을 창출해줄 가장 혁신적인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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