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 차량 구독 등 '모빌리티 서비스' 발 뺀다

다임러-BMW 합작 모빌리티 잇단 매각설
GM·BMW·아우디도 구독 출시후 중단

강동훈 승인 2021.03.06 18:00 | 최종 수정 2021.11.19 21:38 의견 0

코로나 사태로 공유경제 서비스가 급격하게 쇠퇴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이들 업체는 스마트폰 기반의 승차공유 서비스인 미국 우버가 승승장구하자 몇년 새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 속속 뛰어들었다.

모빌리티 서비스란 자전거, 자동차부터 기차, 플라잉택시,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이동수단과 관련된 공유와 리스, 정비, 주유(또는 충전), 보험 등 모든 서비스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차량구독 서비스는 월 구독료만 지불하면 차를 자유롭게 선택해 탈 수 있다.

6일 외신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등 상당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관련 서비스를 중단했다. 또 경쟁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모빌리티 관련 사업을 정리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 다임러와 BMW는 함께 개발한 주차장 찾기 앱인 '파크나우(ParkNow)'를 유럽 경쟁사인 '이지파크(EasyPark)'에 매각하기로 하고 협상 중이다.

▲ 다임러-BMW 합작 모빌리티 서비스. 다임러 제공

파크나우는 이용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주차장을 검색·예약하고, 주차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개국, 2200여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오랜 경쟁 관계인 두 회사가 합작에 나선 것은 2년 전인 2019년이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이 급변하면서 완성차 제조만으로는 생존이 불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파크나우를 비롯해 ▲ 차량 공유(셰어나우·ShareNow) ▲ 차량 호출(프리나우·FreeNow) ▲ 교통수단 통합 안내(리치나우·ReachNow) ▲ 충전소 찾기(차지나우·ChargeNow) 등 5개 사업에 10억유로(약 1조 3000억원)를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 계획이 발표됐지만 사업은 부침을 겪었다. 프리나우의 경우 지난해 10월 사업권이 우버에 매각할 것이란 말이 나오더니 파크나우의 매각 가능성도 제기됐다.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이 실패한 사례는 구독서비스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GM은 2016년 차량공유 서비스 '메이븐(Maven)'을 출시했고, 2년 뒤에는 캐딜락 브랜드 구독 서비스인 '북 바이 캐딜락(Book by Cadillac)'을 선보였다. 매월 일정액을 내면 원하는 모델을 탈 수 있고, 차량 관리와 운영은 차 회사가 한다.

▲ GM의 차량 공유 서비스 '메이븐'. 2016년 출시했지만 4년 뒤 사업을 접었다. GM 제공

GM에 이어 다임러와 BMW, 아우디도 2년 후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2018년 BMW는 ‘BMW 엑세스’, 아우디는 ‘아우디 셀렉트’란 브랜드로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3년이 채 되지 않아 중단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이동수단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돼 완성차 업체들이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했지만 당장은 수익을 낼 수 있을 만큼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현대차그룹은 오래 전 모빌리티 서비스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동남아·호주·중국·유럽은 물론 세계 최대 차량공유 시장인 미국에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제조업을 넘어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빌리티 사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공유(구독)경제 시장 상황과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사례를 보면 단기간에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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