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놀이] 펫팸(Pet-Fam)족

정기홍 승인 2021.07.31 16:57 | 최종 수정 2021.12.11 19:31 의견 0

※ 플랫폼뉴스는 주말마다 '말 놀이' 코너를 마련합니다. 어려운 말이 아닌 일상에서 자주 쓰는 단어와 문구 등을 재소환해 알뜰하게 알고자 하는 공간입니다. 어문학자같이 분석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짚어보자는 게 목적입니다.

반려(애완)동물 1500만 시대, 4가구 중 1가구가 키웁니다. 요즘 아침 저녁 인근 공원에는 무더위를 피해 반려동물과 함께 걷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오늘은 '펫팸' 등 관련 단어를 살펴봅니다. 우리는 흔하게 쓰는 단어인데도 뜻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조어인 펫팸도 이 부류에 속합니다.

애완동물에는 '펫(Pet)'이란 단어가 붙습니다. Pet은 '애완동물' '총애를 받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어루만지다' '귀여워하다'는 뜻도 있고요.

펫코노미(Pet-Economy), 펫티켓(Pet-Etiquette), 펫시터(Pet+Sitter·애완동물 돌보는 사람)’ 등은 Pet을 활용한 신조어들입니다.

또 펫휴머니제이션(Pet-Humanization)은 '애완동물의 인간화와 사람처럼 대우받게 하는 제품'입니다. 펫테리어(Pet-Interior)는 '애완동물을 위한 자재나 전용 가구, 사람과 애완동물의 공존 공간'을 말합니다.

상대적으로 더 알려진 '펫팸(Pet-Fam)족'은 애완동물의 뜻인 펫(Pet)과 가족인 패밀리(Family)를 합친 신조어입니다. 동물과 함께하는 가족이란 뜻이지요. 펫프렌들리(Pet-Friendly)는 펫팸보다 더 영역을 넓혀 '애완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과 서비스'를 말합니다.

이를 반영하듯 방송 프로그램에 애완동물이 사람과 함께 출연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을 많이 씁니다. 또한 많이 쓰자고 독려합니다. 왜 그럴까요?

애완동물은 '즐거움을 위해 곁에 두는 존재'의 의미가 강하고, 반려동물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료생명체'란 뜻을 지녔지요. 반려의 사전적인 뜻은 배우자입니다. 반려자=배우자이고요.

가까이 두고 예뻐하거나 보면서 즐기는 애완(愛玩)보다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伴侶)가 더 맞다는 주장입니다. 충분히 동의가 되는 말로 보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반려의 의미인 '컴패니멀'을 쓰자는 주장도 나왔다고 합니다.

지난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반려동물'에 해당되는 영어로 '컴패니언 애니멀(Companion animal)'이 제안됐습니다. 꽤 오래전에 나왔네요.

Companion(동반자, 동료)의 어원은 '빵(Pan)을 함께(Com) 먹는 사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식으로 옮기면 '한솥밥을 먹는 사이' 정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펫'을 더 많이 쓰는 것은 '컴패니언 애니멀'은 단어가 길어 불편합니다. 1음절인 '펫'은 '펫코노미', '펫티켓' 등으로 합성어를 만들기가 쉽지요.

반려라는 뜻을 담아낼 1~2음절의 간결한 용어를 찾으려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컴패니언 애니멀'의 약어 형태인 '컴패니멀(Companimal)'이나 '코니멀(Conimal, Con+Animal)'을 쓰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달리 잘 모르는 분이 많아 소개합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반려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동물등록제를 시행 중입니다. 개를 키우면 해당 기관에 동물 정보를 등록해야 하며 미등록 시 4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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