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승인
2021.04.23 19:30 | 최종 수정 2021.12.19 14:01
의견
0
※ 플랫폼뉴스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마다 '말 놀이' 코너를 마련합니다. 어려운 말이 아닌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단어와 문구를 재소환해 의미를 알고자 하는 공간입니다. 어문학자같이 분석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짚어보자는 게 목적입니다.
산도 들도 먼 저의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요즘, '국~국~구구'(북~북~부부로 들린다고도 함) 소리의 새 울음이 잦아졌습니다. 겨울에도 가끔 들렸지만 최근엔 꽤나 울어대 궁금해 주위에 물어봤는데 잘 모르더군요. 포털사이트에서 '국~국~구구 새소리'로 검색하니 '멧비둘기'로 나왔습니다. 울음소리를 들어보니 집 근처에서 난 소리와 비슷했습니다.
오늘은 멧비둘기에서 붙은 '멧'에 관해 간단히 알아봅니다.
멧비둘기의 멧은 '야생의'라는 접두사로 보기도 하고, 산의 옛 표현인 '메'에 '비둘기'가 합해진 합성어로도 본다고 하네요.
접두사로 보면 야생의 비둘기, 즉 요즘 말로는 산비둘기이겠네요.
산의 표현으로 보면 뫼는 17세기까진 '뫼'로, 20세기에 메'로 바뀌었다니 이도 풀이로는 산비둘기가 됩니다.
'멧'을 접두사로 봐야 하는지, 독립단어로 봐야 하는지가 문제되지만 해석으로는 똑같아집니다. 둘러치나 메치나 매한가지로 보입니다. 단어의 형성 과정을 연구하는 어문학자 간의 견해 차이는 많다고 합니다.
비슷한 사례로 멧돼지도 있고, 멧밭쥐(들쥐)도 있습니다.
이참에 옛날 말 공부를 하자면, 멧돼지를 옛날 말로 풀이하면 '뫼+ㅅ+돝(돼지)'입니다.
들쥐 단어를 보니 레밍(나그네쥐) 단어가 뜨오르네요. 얼마 전 '레밍효과'로 한동안 입에 오르내렸었지요.
레밍들은 먹이를 찾아 앞의 무리를 무턱대고 따라 이동하다가 벼랑에서 모두가 떨어져 죽는다고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맹목적으로 남을 따라하는 행동을 가리키며, 최근 우리 사회의 한 단면으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저작권자 ⓒ 플랫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