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뉴스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마다 '말 놀이' 코너를 마련합니다. 어려운 말이 아닌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단어와 문구를 재소환해 알뜰하게 알고자 하는 공간입니다. 어문학자같이 분석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짚어보자는 게 목적입니다.
이번에는 부사인 '되레'와 '되려', '외려'에 관해 알아봅니다. 결론은 모두 뜻은 같고 '되려'는 사투리입니다.
이들 단어는 일상에서 많이 안 쓰는데, 유독 신문의 칼럼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다시 말하면 말로는 잘 안 쓰고, 글로는 자주 애용한다는 것이지요. 묘할 정도로 글에 폼이 납니다. '도리어' 보다는 '되레', '오히려' 보다 '외려'가 더 글폼이 난다는 뜻입니다.
그럼 '되레'와 '되려'를 먼저 살펴보죠.
되레는 '예상이나 기대, 일반적인 생각과 반대되거나 다르게'라는 뜻으로, 도리어의 준말입니다.
따라서 '되레'를 '되려'로 잘못 쓰는 것입니다. 강원이나 경상, 전남, 충남 등에서 더러 쓴다고 나오네요.
사례를 들자면 '방귀 낀 놈이 되레(도리어) 화를 낸다' '도움은 안 되고 되레(도리어) 해만 끼친다' 등입니다. 이들 문구에서도 말할 때는 '되레'보단 '도리어'가 많이 쓰이고, 앞뒤 간의 어감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되려'는 표준어가 될 때가 있습니다. '되다'의 활용형이어서 '~이 되려 한다'에서는 맞는 표현입니다.
다음으로 '외려'를 봅시다. 외려는 '오히려'의 준말입니다. 뜻은 '일반적인 예상이나 기대와 전혀 다르거나 반대가 되게' 또는 '그럴 바에는 차라리'입니다.
전자의 사례는 '그가 외려(오히려) 화를 냈다' '말은 외려(오히려) 내가 더 많이 했다' 등이고, 후자는 '돈을 들어도 외려(오히려) 사 먹는 게 낫다' 등입니다. 이 또한 말할 땐 '오히려'가, 글로 쓸 땐 '외려'가 더 애용됩니다.
여러분들도 글을 쓸 때 한번 활용해 보시죠. 한결 글폼이 납니다.
첨언하자면 글을쓸 때 자신이 없으면 밋밋하고 딱딱하지만 육하원칙에 정확히 맞춰 쓰는 것이 좋습니다. 글도 말처럼 잘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정확함'은 상대에 대한 예의입니다. 글 재주가 없는데도 테크닉(기술)을 문장 중간에 넣어, 읽는 이를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있습니다. 형용사나 부사 등 형용어구 너무 많이 구사하는 경우도 참 짜증나는 글입니다. 문장이 길어지고 육하원칙에 따른 뼈대(본뜻)를 이해하기 힘들지요. 이럴 때는 욕심 내지 말고 딱딱 끊는 단문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이 행사는 ~뜻이며, 누가 참가한다'는 글이 길어집니다. 이럴 땐 '~뜻이다. 행사에는 누가 참가한다'로 끝ㄶ고 다시 시작하면 명확해진다는 의미입니다.
결론은 글은 파도가 치듯 쓰는 것이 감칠맛처럼 좋지만, 글 재주가 뛰어나지 못하다면 철저하게 육하원칙에 입각해 쓰는 것이 휠씬 더 낫습니다. 그래도 '되레'나 '외려', 특히 '외려'는 가끔 써 먹으면 글에 감칠맛이 더해집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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