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놀이] 시방과 식겁

강하늘 승인 2021.03.19 21:03 | 최종 수정 2022.02.10 10:14 의견 0

※ 플랫폼뉴스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마다 '말 놀이' 코너를 마련합니다. 어려운 말이 아닌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단어와 문구를 재소환해 알뜰하게 알고자 하는 공간입니다. 어문학자같이 분석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짚어보자는 게 목적입니다.

오늘은 이 코너 처음으로 사투리인 듯한 '시방'과 '식겁'이란 단어를 알아보겠습니다. 알고 보니 표준말입니다. 시방은 전라 지역에서, 식겁은 경상 지역에서 많이 씁니다. 그러니 사투리로 오해하는 겁니다.

시방은 '말하는 바로 이때'라는 뜻의 부사입니다. "시방,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 "시방 그게 무슨 말인가" "시방 그걸 말이라고 하는가" 등 일상에서 참 많이 씁니다.

▲ 먹는 껍데기란 뜻의 식껍 상호. 식당 홍보와는 무관함.

호남분들이 자주 쓰는 '거시기'도 호남 사투리로 알려져 있지만 '하려는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을 때' 쓰는 대명사이자 감탄사입니다. 표준어이지요.

전라분이 "시방 거시기하네"라고 말하면 사투리 같은데 표준어를 완벽히 구사한 것입니다.

영남 지역의 사투리로 알려진 '식겁했다'는 '뜻밖에 놀라 겁을 먹다'는 뜻의 표준어입니다. 사례로 "아이고, 거기 괜히 가서 식겁했다" "내사 마 식겁했다 아이가" 등이 있습니다. 전라 지역의 '시방' 만큼이나 경상분들의 입에 붙어다닙니다.

앞으로 이런 말은 자주 써 우리 말을 풍성하게 만드는데 한 손을 보태야 겠습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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