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성이 강한 젊은층에서 전통주 관심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이 분위기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가 주도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통주를 소개하고 직접 마셔본 후기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국인이 모르는 '존맛'(정말 맛있다 은어) 한국 전통주들'이란 게시물이 젊은 네티즌의 관심을 받았다. 이 게시물을 올린 이는 10년간 우리의 전통주를 공부한 미국인이다. 전통주 소믈리에가 한 방송에서 소개한 탁주, 증류주, 약주 등의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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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미국인이 방송에서 소개된 전통주 관련 화면을 캡처해 게시한 글. 인스타그램 캡처 |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맛있어 보인다. 나도 마셔봐야겠다", "전통주 시장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선물로 줘도 좋겠다" 등 긍정적 댓글이 2000개 가까이 달리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사케를 좋아했는데, 이제는 줄곧 '혼술'(혼자 마시는 술)을 전통주나 막걸리로만 하고 있다"며 자신의 술 취향 변화를 소개했다.
전통주 수요 증가는 이미 여러 통계에서 확인돼 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통주 출고액은 지난 2016년 397억원에서 2017년 400억원, 2018년 456억원, 2019년 531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전체 주류 출고액이 해마다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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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주 현황(출고금액 기준). |
최근에는 전통주 전문점, 바, 갤러리에 이어 전통주 구독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MZ 세대가 시장의 중심에 있다.
이들은 최근 다양하게 출시되는 과실주나 여러 종류의 맛으로 승부를 거는 막걸리류를 즐겨 찾는다. 즉 전통주 종류가 2000여종에 이르고 최근 새로운 상품을 다양하게 내놓아 젊은 층에서 새로운 술 경험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에는 술 색상이 예쁜 전통주나 전통주 칵테일을 마셨다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전통주 업계가 독특한 맛의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병 라벨과 포장도 감각적으로 만드는 등 다변화를 꾀하는 것이 먹혀드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전통주 산업 활성화 정책으로 온라인 유통이 가능하게 된 것도 크게 기여했다. 전통주 제조자의 통신 판매 허용 등 전통주의 판로를 확대하고 전통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제도 개선도 지속 추진 중이다.
명욱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주임교수는 "전통주는 한복을 입고 어른에게 받아 마시는 것이라는 과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패키지 등을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뜻의 신조어)하게 바꾸면서 트렌디하다는 이미지가 생긴 것이 MZ세대에게 먹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까지 '2% 부족함'을 지적한다.
국내 전체 주류 시장에서 전통주는 15% 수준에 불과하다. 비중을 더 높이기 위해 고품질 제품 개발 노력을 강화하고 정부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명 교수는 "아직 많은 한국 전통주들이 외국산 효모균을 사용하고 있다"며 "전통주를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이를 국산화하는데 힘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례로, 최근 대구시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빚던 '하향주'(荷香酒)가 매각 위기를 겪다가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전통주에 쓰는 플라스틱병 대신 유리병 등을 활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덧입히고 꾸준히 다양화해야 국내 시장뿐 아니라 세계시장도 뚫을 수 있다고 제언한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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