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오늘(8일)은 찬이슬이 내린다는 한로(寒露)입니다

강하늘기자 승인 2021.10.08 10:45 | 최종 수정 2022.10.08 09:17 의견 0

오늘(8일)은 절기상 한로(寒露)다. 추분(秋分)과 상강(霜降) 사이에 있다. 1년 24절기 가운데 17번째로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때다. 한로의 우리말은 찬이슬이다.

한로는 입추(立秋), 처서(處暑), 백로(白露), 추분, 상강과 함께 가을 절기에 해당한다.

양력으론 10월 8~9일 무렵에, 음력으로는 9월의 절기다. 대기 공기가 점점 선선해져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다.

8일에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전국에 걸쳐 종일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더위가 물러가고 아침나절 추위를 느끼기 시작하는 철로 이 비가 그치면 쌀쌀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사람들은 한로 15일 간을 5일씩 끊어서 3후(候)로 나누어 시절을 논했다.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초대를 받은 듯 모여들고, 중후(中候)에는 참새가 줄고 조개가 나오며, 말후(末候)에는 국화가 노랗게 핀다고 했다.

고려사(高麗史)에도 '寒露 九月節 兌九三 鴻鴈來賓 雀入大水化爲蛤 菊有黃華'이라고 했다. 풀이하면 '한로는 9월 절기로, 괘(卦)는 태(兌) 구삼(九三)이다. 초후에 기러기가 와서 머문다. 차후에 참새가 큰물에 들어가 조개가 된다. 말후에 국화꽃이 누렇게 핀다'는 뜻이다. 중국의 기록과도 비슷하다.

농촌이 바빠진다. 찬이슬이 맺히는 시기로 기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오곡백과를 수확하기 위해 타작이 한창인 때이다. 요즘은 대체로 콤바인 등의 기계로 수확을 한다.

한편으론 봄과 여름철의 꽃만큼 아름다운 단풍이 짙어지고 제비 등 여름새와 기러기 같은 겨울새가 자리바꿈을 하는 때다.

한로는 중양절(重陽節)과 비슷한 시기에 들 때가 많다. 중양절은 한로와 비슷한 때인 음력 9월 9일에 드는 세시명절이다. 9는 원래 양수여서 양수가 겹쳤다는 의미로 중양(重陽)이라고 한다. 이 날은 계절 음식을 준비해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다. 가정에서는 국화전을 붙여 먹기도 한다.

한시(漢詩)에서는 중양절 풍속의 하나인 머리에 수유(茱萸)를 꽂거나 높은 데 올라가 고향을 바라본다든지 하는 내용이 자주 나온다. 높은 산에 올라가 머리에 수유를 꽂으면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다. 이는 수유열매가 붉은 자줏빛인데 붉은색은 양(陽)색으로 벽사력(辟邪力)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한로와 상강 무렵에 서민들은 시식(時食), 즉 계절식으로 추어탕(鰍魚湯)을 즐겼다. 중국 명나라 약초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미꾸라지가 양기(陽氣)를 돋우는 데 좋다고 적고 있다.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고기라 해서 추어라고 붙인 듯하다.

삶아 뼈까지 먹으면 골다공증에 좋다고 알려져있다. 세균 저항력도 높여 환절기 감기 예방효과가 있다.

이 시절 속담으로는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 '한로가 지나면 제비는 강남으로 가고, 기러기는 북에서 온다', '가을 곡식은 찬이슬에 영근다', '갈바람이 불면 곡식은 혀를 빼물고 자란다' 등이 있다.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는 제비는 음력 삼짇날(음력 3월 3일)에 강남(중국 양쯔강 이남)에서 왔다가 한로가 지나 선선해지면 강남으로 되돌아간다.

또한 '가을 곡식은 찬이슬에 영근다'는 가을에 이슬이 내리면 곡식이 단단하게 여문다는 뜻이다.

'갈바람이 불면 곡식은 혀를 빼물고 자란다'는 한로가 되면 가을바람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 이슬이 내리면 날씨가 쾌청해 곡식이 잘 여문다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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