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뉴스는 '말 놀이' 코너를 마련합니다. 어려운 낱말이 아닌 일상에서 쓰는 단어와 문구를 재소환해 자세히 알고자 하는 공간입니다. 어문학자처럼 분석을 하지 않고 가볍게 짚어보는 게 목적입니다.
내일이 광복절입니다. 벌써 76번 째입니다. 1910년 한일합방 이후 35년 간 일제 치하에서 갖은 치욕스런 일들을 당하다가 1945년에 해방을 맞았지요. 나라의 경조일을 맞을 때마다 최소한의 의미는 알아야 하는 게 국민으로서의 도리인데 무심하게 보낸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봅니다.
다시 태어난 나라가 일흔여섯 살 노인처럼 될 때까지 참 열심히 일했습니다.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지요. 대단하게 살아왔습니다.
내년은 77번 째 광복절입니다.
'77'이란 수치는 나이를 말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77세를 달리 희수(喜壽)라고 합니다.
그런데 또다른 희수(稀壽)가 있네요. 일흔 살을 달리 이르는 말입니다. 70세는 보통 칠순(七旬), 고희(古稀)라고 합니다. 종심(從心)과 희년(稀年)이라고도 하는데 잘 안 씁니다.
앞으로 '희수'에 70세와 77세 두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헷갈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더 이어봅니다. 77세와 함께 66세도, 88세도, 99세에도 별칭이 있습니다.
66세는 미수(美壽), 77세 희수(喜壽), 88세 미수(米壽), 99세는 백수(白壽)라고 합니다. 때마다 희수연(喜壽宴), 미수연(米壽宴), 백수연(白壽宴) 등을 붙여 장수 잔치를 합니다.
눈치를 채셨겠지만 쌍수로 만든 나이가 모두 60세 이상이지요. 육십갑자를 다시 시작하는 진갑 이후 나이에 오래도록 장수하라고 의미를 붙였다고 보여집니다. 이런 별칭을 쓰는 것은 일본의 영향이라고 하네요.
참고로 미수(美壽), 희수(喜壽), 미수(米壽), 백수(白壽)는 한자의 초서(草書)와 파자(破字)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희수(喜壽)의 기쁠 희(喜)는 초서로 쓰면 '칠(七)+칠(七)'이 돼 77세가 됩니다. 초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으니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미수(美壽)의 아름다울 미(美)를 파자하면 육십육(六十六)이 됩니다. 미수(米壽)의 쌀 미(米)도 파자하면 위에는 거꾸로 쓰인 八, 아래에는 또 하나의 八이 있어 결국 '팔(八)+팔(八)'이 되지요. 이를 합치면 88이 됩니다.
또한 백수(白壽)의 일백 백(百)은 한 일(一)을 빼면 99가 되어 백수(白壽)로 씁니다.
발상이 흥미로운 조어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100세 시대'라는데 100세의 별칭은 상수(上壽)입니다. 타고난 운명을 다 누린다는 뜻에서 '천수를 누린다'고도 합니다.
요즘 들어 많이 인용하는 '9988234'로 이글을 마무리합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주만에 죽는다는 뜻이지요. 무병장수를 뜻하는 말입니다. 한 시대를 같이사는 모두들 건강하길 빕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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